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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고심의 수순 제3보(33~56) 좌변에서 훤한 외세를 얻어낸 송태곤은 기분이 좋았다. 그 즐거운 마음이 실수를 부르게 된다. 백36이 그것이었다. 흑이 대뜸 37로 씌워오자 응수가 심히 난처하게 되었다. “하나 가볍게 활용하려던 것이 그만 발목을 콱 잡히게 되고 말았어요.” 송태곤의 고백이다. 당장 움직이면 어떤 식으로든 살기는 살겠지만 흑에게 웅장한 외세를 제공하게 되어 대세를 그르칠 것이 뻔하다. 송태곤은 38로 대세점을 차지해놓고 기다리기로 했다. 흑이 한 수 더 들여서 하변을 잡으면 상변의 백진을 크게 키워서 대항할 예정이다. 그러나 백전노장 조훈현은 하변에 손을 쓰지 않고 39로 삭감해왔다. 송태곤은 한참 고민하다가 44로 움직였다. 이젠 이 돌이 잡혀 버리면 집으로 모자란다고 본 것. 그러나 앞길이 매우 험난해 보인다. 흑51, 53이 멋진 수순. 여기서 송태곤은 20분 이상 장고했다. 백54, 56은 과감한 공격으로 흐름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배짱의 수순이었다. 백54로 참고도1의 1에 두는 것은 4를 얻어맞아 절망적이며 참고도2의 1에 그냥 도망치는 것 역시 2를 당해 절망적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1-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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