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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속보이면 잘 팔린다"
입력1999-03-05 00:00:00
수정
1999.03.05 00:00:00
속을 알 수 있는 사람을 대하면 편하다. 그렇다면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제품을 쓰는 것도 편한 일일까. 이에 대해 보고된 자료는 없다. 그러나 속이 보이는 제품은 일단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새롭기 때문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속 보이는 투명 제품」이 인기다.여성의 개방 심리를 자극한 투명 핸드백(일명 비치백)이 지난 96년 여름 한 때 불티나게 팔렸던 건 잘 알려진 일. 건물에도 투명 건물 바람이 인 적이 있다. 그 바람이 지금은 정보통신기기 쪽으로 옮겨졌다.
투명 PC 「아이맥」이 100만대 이상 팔리며 쓰러져가던 애플사를 재건시킨 일은 이미 세계적인 화제거리다. 휴대폰에 밀려 점차 수요가 줄고 있는 삐삐 시장에서도 투명 제품이 인기를 끌었었다.
휴대폰에도 최근 투명 제품 바람이 일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에는 휴대폰 껍데기(케이스)를 투명한 재질로 바꾸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근방의 휴대폰 유통상가는 대부분 껍데기 바꿔주는 일을 한다.
한 상가 주인은 『껍데기를 바꾸는 가격이 1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적지 않지만 하루 평균 대여섯명이 다녀갈 만큼 인기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의 속을 빤히 꿰뚫어 보게 되면 너무 싱거워지듯 정보통신 분야 투명 제품에도 부작용은 있다. 전자파를 막기 어려운 것.
실제로 LG정보통신의 경우 투명 제품 인기 바람을 타고 투명 모델을 개발하려 했으나 전자파를 막기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이 회사는 그 대신 플립(휴대폰 뚜껑) 부문만 투명하게 한 제품을 최근 내놓았다.
현재 용산상가에 나도는 휴대폰 투명 껍데기는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가 인정하는 정식 제품이 아니다. 또 대부분 형식 승인도 받지 않았다. 따라서 쉽게 깨지거나 휴대폰 본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그러나 유행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은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은 나중에 고치거나 새로 사더라도 우선 보기 좋은 제품을 최고로 여기는 것 같다.【이균성 기자】
투명한 휴대폰 케이스와 이를 씌워 개조한 휴대폰. 속보이는 투명제품이 요즘 정보통신 기기 분야에서 새로운 유행을 만들고 있다. 투명한 누드 PC 「아이맥」과 투명 삐삐도 있다.【신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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