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라고 하기도 무색할 정도로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머랠리' 공식도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장마 수혜주인 제습기 관련 업체의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는 반면 장마철이 비수기인 건자재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습기 대표업체인 위닉스(044340)의 이날 주가는 2만1,050원으로 불과 두 달 전인 5월21일의 2만8,500원에 크게 못 미쳤다.
위닉스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마른장마 때문. 올 여름 강수량이 뚝 떨어지면서 위닉스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것이다. 실제 이마트의 6월 제습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4% 감소했다.
장마철이 성수기인 비료주도 날씨 여파를 크게 받고 있다. 남해화학(025860)은 지난 7일 장중 1만1,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고 경농(002100)은 올 초 3,000원대에서 지난달 6,560원까지 치솟았다. 장마철 농작물 병충해 방지를 위한 방역 수요 증가 기대감에 비료주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장마가 미뤄지면서 최근 들어 급락하고 있다. 남해화학이 최근 7개일 중 5거래일 하락하며 약세로 돌아서 이날 1만2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경농도 6,110원으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
반면 건자재 관련주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에는 장마에 따른 공사 차질로 건자재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다르기 때문이다. 올 들어 꾸준히 오르며 최고가 기록 랠리를 이어가다 조정세를 보였던 한샘(009240)이 최근 3거래일 연속 오르며 다시 오를 채비를 갖추고 있다. 마루바닥재 전문업체 한솔홈데코(025750)와 층간소음재를 만드는 영보화학(014440) 역시 이달 들어 각각 12.9%, 14.7% 올랐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22년 만에 가장 늦게 장마가 시작된데다 중부지역의 경우 비가 오지 않는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제습기와 비료 등 전통적인 장마 수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반대로 맑은 날씨로 야외 조업일수가 많아지면서 건자재 관련주가 수요 증가에 따른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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