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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부총리 인터뷰 전문>

이헌재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뉴스가 전파를 탄 시각이 19일 7시. 한국방송(KBS)의 보도가 나간 뒤 재경부의 해명자료가 나왔다. 기자들이 이 부총리에게 확인하려고 시도했으나 전화는 불통이었다. 서울경제신문을 비롯한 3개 신문사 기자들은 결국 한남동 소재 유엔빌리지 자택으로 찾아갔다. 시간은 오후 10시를 약간 넘기고 있었다. 이 부총리가 조금 전 귀가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굳게 닫힌 철문은 열리지 않았다. 전화도 무응답. 무작정 기다리며 통화를 시도하던 중 이 부총리의 부인인 진 여사와 겨우 연락이 닿았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8가구가 모여 사는 빌라의 2층 헬스클럽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때가 10시40분 무렵. 어렵게 마련된 자리에서 이 부총리는 2시간 넘게 자신의 사임설과 국가 비전, 시장 경제론 등에 대해 흉금을 털어 놓고 얘기했다. 인터뷰 도중 비서가 내어온 캔 맥주를 들이키며 이 부총리는 시간을 잊은 듯 속마음을 드러냈다. 취한 듯 했지만 중언부언은 없었다. 인터뷰 내내 이 부총리는 시장경제에 대한 강한 신념을 드러냈다. 이부총리와 나눈 한밤의 인터뷰를 심한 표현을 삭제한 채 주제별로 전문 게재한다. “이헌재는 파이팅이 강한 사람이다. 이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싸우면서 여기까지 왔다. 촌스러운 짓 안 한다” “도덕성을 시비 건다. 10년 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인가. 지금 정부는 엄청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나 보고 시비 걸면 그만두면 된다. 다만 이런 문제가 문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나쁘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왜 시비를 거는가. 변호사와 의논했다. 해석상 시비는 법적으로 시비는 걸 수 없으나 당분간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안했다. 2002년 봄엔가 데리고 있던 최범수(당시 국민은행 부행장)가 찾아와서 자문을 맡아달라고 하더라. 변호사와 상의를 했다. 2년이 안됐으나 안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했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2002년 8월엔가 다시 왔다. 국민은행이 매우 어지러운 상황이었다. 최범수가 기획담당 부행장으로 있을 때였다. 그래서 수락했다. 소득신고하고 세금까지 다 냈다. 500만원중에 세금 떼고 실제로 받은 돈은 270만~280만원밖에 안된다. 하지만 굳이 설명하고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재경부 부하 직원들에게도 변명도 하지 말고 설명도 하지 말라고 했다. 비서실장은 ‘외국에서는 일반적인 일’이라고 하길래 외국 사례도 일절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국민적 정서를 생각하면 소리 지르면 설명해도 욕먹고 가만 있어도 욕먹는다. 이런 상황이 우습기도 하다. 그만둬야 하면 그만두겠다. 하지만 상황이 이게 뭔가” “자문료 기사에 대해 불만이 크다. 객관적인 사실만 쓰면 된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이상한 냄새가 풍기는 토를 뭐하러 다는가. 다른 사람도 걸려 있어서 내가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만약 2년 운운하면서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 그렇지 않은 전윤철 감사원장과 이정재 금융감독원장이 어떻게 될까도 생각했다. 일부러 2년이라는 점은 얘기하지 않았다. 언론도 조사도 다 해보고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점도 알았다. 그랬더니 도덕성 얘기를 끌고 나온다” “어떤 의도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사 처리에 대해서는 불만이다. 정부에 다시 들어올 일이 있어서 보험료를 냈다니, 그 때를 생각해보라. 내가 다시 정부에 몸을 담을 것이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얼마나 됐겠나. 사실 이번 것은 이헌재 아니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나 때문에 기사가 되는 것 아닌가. (해외에서 관심이 많다는 물음에) 외신들은 아마 그럴꺼야.” “(음모론과 晥?감독원은 아니다. 내가 그래도 한때 수장이었는데 그랬겠느냐. 내가 오랫동안 보살펴온 조직인데 나한데 그랬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확신에 찬 듯 말함) ” “그만둘때 그만두면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다. 열불나기로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싶다. 하지만 감정대로 행동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결심을 굳혀져야 행동에 나서는 것인데 아직 그런때는 아니다. 도덕성이 의심받고 있는데 이런 중책을 맡고 있어야 하는지 내 스스로 많은 생각을 했다” “분명히 얘기하겠다. 내가 그만둘 작정이라면 당신들에게 그만두겠다고 분명히 얘기하겠다” “당신들이 못보는게 한가지 있다. 은행장들을 보면 요즘 꿀릴게 없다. 돈 만들어서 비자금 만들 일이 없다. 그러다보니 노사 문제가 없다. 노조에 꿀릴게 없는 것이다. 자기도 쓸 것 다 쓰고 월 2,000만원은 집에 갖다 준다. 둘째 은행장을 내부에서 큰 사람을 쓰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데려왔다. 내부 부정에서 단절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내부에서 키痢?끊임없이 이어진다. 이걸 단절시켜야 한다 ” “노 대통령의 철학을 존중한다. 나라를 위해서 애쓰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나름의 방식도 중요하다. 기업이 IR 하듯이 정부도 IR를 해야 한다. 정부가 기껏 열심히 일했는데 IR를 잘 해야 진의가 제대로 전달된다. 왜 우리가 해외 돌아다니면서 외국기자를 열심히 만나서 IR는 하면서 국내에서는 안하나. 나는 오히려 외국 기자들보다 한국기자들에게 더 열심히 IR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주에 가진 정책세미나도 그런 생각에서 가진 것이다. 격주가 한번씩 정도 주기적으로 할 것이다. 지난번 세미나는 국책연구소에서 나와서 주제발표를 했는데 앞으로는 민간연구소와 외국계 투자은행의 전문가, 애널리스트 등을 불러와서 터놓고 의견을 교환해보겠다. 모든 관계를 원만하게 풀어나가야 한다. 나는 현 상황을 위기증후군이라고 표현했다. 정부 말에 대해 기자가 신뢰를 하지 못한다. 최소한 정보의 불균형을 없애야 한다. 노 대통령도 억울한 점은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애쓰고 있는데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경제적인 상황이 어렵다.“ “정책이나 현실을 보는 눈이 다르다는 것이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끝까지 지키는게 중요한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로라 타이슨을 현직 때 만난 일이 있다. 그런데 현직에 있으면서 클런턴 대통령에 대해 비판하더라. 하지만 타이슨은 대통령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부총리와 노 대통령의 관계가 그렇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유도질문 하지 말라며 즉답을 피했다)” “세상은 무섭게 바뀌는데 그렇게 뒷다리 잡아서 되나. 책임질 일 있으면 나도 책임지고 그만두면 된다. 하지만 나라경제는 바로잡아야 한다. 오늘 저녁 환경부 장관한데 환경비용 아끼면 나중에 굉장한 비용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비용을 아끼지 않겠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나라경제도 그렇다. 상황이 어려워도 시장경제가 자리가 잡혀야 한다” “3만달러짜리 보석을 파리에서 사면 ‘죽일 인간’ 취급을 당한다. 그런데 서울에서 사면 더 ‘죽일 인간’ 취급을 한다. 서울에서 3만달러 짜리 보석을 사면 외국에 나가는 돈은 6,000달러짜리 원석 값만 나간다. 그리고 나머지 2만4,000달러는 서울에 남는다. 그걸 거부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같은 소비라도 국내에서 쓰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가난한 사람들도 돈 벌 기회가 생긴다.” “아파트 분양가 공개를 한번 보라. 이건 해프닝이다. 온 나라가 이 문제에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 공개여부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너나 할 것 없이 이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하고 있다. 몇가지 항목은 공개하고 나머지는 공개하지 않고…. 국가지도자들이 진이 빠지게 매달리고 있다” “백지신탁제도도 그렇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멀쩡한 사람들이 공직을 떠나야 한다. 왜 내가 30대, 40대(386세대)의 중요성을 얘기하겠는가. 한 사람의 생산성 곡선을 그려보면 20대 중반부터 생산성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다가 30대와 40대에는 생산성이 급속도로 올라간다. 그러다 50대부터 내려가기 시작하고 60대에 들어서면 급속도로 떨어진다. 그런데 30대 40대가 정치만 하고 있다. 얼마전 386세대에 대해 얘기한 것도 이 세대가 분발해야 한다고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다. 이런 얘기도 못하나. 나라의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주력세대가 개판치고 있다. 여자는 돈 못벌고 주력세대는 개판치고 나머지 국민들만 불쌍하다. 내가 여성경제인협회에서 386세대를 보고 얘기하고 싶었던 것을 어떻게 얘기할지 고민했다. 새벽 5시경에야 내 생각을 집약할 수 있는 두 단어가 생각났다. 경제하는 마음(이코노믹 마인드)과 경제하는 법(마켓 프린서플)이었다” “이라크 파병 문제를 보자. 우리는 어려울 때 월남전을 자원했다. 돈을 벌어오기 위해서였다. 이번에는 이라크 파병을 매도한다. 나는 보수가 아니다. 다만 국가가 국가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는 군인을 필요할 때 죽으라고 벌어먹이는 것이다” “30대, 40대가 정치만 한다. 분발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그런 얘기도 못하나. 아주 폴라이트하게 얘기한 것이다”. “국회의원이 독판치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만불짜리 사람에게는 만불짜리 경제밖에 안된다” “우리는 위기 증후군에 빠져 있다. 위기를 모르는 젊은 사람들이 ‘위기 증후군’에 빠져 있는 것이다. 모두다 위기라고 외친다. 그러다가 위기가 안오면 본전은 된다. 위기가 안오면 내가 떠든 덕분에 안 온 것이라고 하면 되고, 위기가 오면 내가 위기라고 그러지 않았느냐고 한다” “골프장 하나 만드는데 우리는 5년이나 걸린다. 지금 허가를 받으려고 대기중인 곳이 230개나 된다. 이걸 한꺼번에 120일에 끝내려고 한다. 내 생각만으로는 안되겠지만 한덕수(국무조정실장)에게 얘기漫?그렇게 하려고 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9월까지 해야 하는 지역특구법을 활용하려고 한다. 교육이든 뭐든 활용할 것이다. 중국에 짓고 있는 미션힐스 골프장을 봐라. 12개 코스 216홀 거기에 짓는다고 한다. 지금 6개 코스를 짓고 있는데 108개 코스다. 목포 남쪽에 리조트 특구를 만들려고 한다. 골프장 몇십개 코스를 만들려고 한다. 군산에서 관광객을 가득 실은 비행기가 두대 뜬다. 만석이다. 그리고 만석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관광객을 안받고 안나가게만 만들어도 돈 버는 것이다” “(차관은)내가 유임시켰다.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유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차관 인사가 그렇게 궁금하고 중요해?” 입력시간 : 2004-07-2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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