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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만능통장' 금융권 반응은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으로 투자 증가 기대"

소득 기준 따른 진입문턱 없애 중산·고소득층 모두 유치 가능

은행권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져 5년 의무가입은 흥행 걸림돌로


금융권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에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시장 파급효과는 정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좌 하나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어 편리하고 비과세 혜택까지 있어 시중 자금을 어느 정도는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 5년 동안 자금을 인출할 수 없고 시장의 기대보다 비과세 혜택 폭이 크지 않아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금융권 관계자들은 ISA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은행과 보험권에 묶여 있던 자금이 금융투자업계로 이동해 자본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가 가장 기대하는 분야는 해외펀드투자 확대다. 비과세 대상에 해외펀드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비과세 전용 해외주식형 펀드의 가입 한도를 넘는 투자자도 ISA 계좌를 활용하면 추가로 비과세 혜택을 일부 받을 수 있다"며 "해외주식형펀드 외에도 현재 과세대상인 국내외채권과 자산배분형 펀드 등에 대해서도 추가 투자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 정부 주도로 시장에 나왔던 상품들과 달리 소득에 따른 가입기준 문턱을 없앤 점도 기대감을 높였다.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적은 사람부터 '슈퍼리치'까지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도입된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 재형저축펀드는 세제혜택을 주는 대신 가입자격을 제한해 활성화되지 못했다. 실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소장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1,283억원, 재형저축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158억원에 불과했다.



은행권은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갖춘 은행권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적금에 치중돼 있는 금융자산이 펀드·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채권 등으로 분산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말 기준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 중 예금과 현금의 비중은 45.5%로 금융투자상품 25%, 보험연금 28.9%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재테크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제일 먼저 이 상품에 가입할 것"이라며 "예금에 가입하려고 온 고객들에게 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투자 상품으로 유도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ISA를 도입하면서 기대했던 수준의 효과가 나타날지는 의문이다. ISA 도입 효과 극대화를 위한 핵심 요소들이 빠졌기 때문이다. 우선 인출제한기간을 최대 5년까지 둔 것은 투자자들에게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순이익 200만원까지 적용되는 비과세 혜택도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5년간 1억원을 투자해 1,500만원의 수익을 올렸을 경우 세 경감 효과가 100만원 정도로 전체 수익률로 따지면 1%에 불과하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의 5년간 평균 수익률이 21.29%인 상황에서 5년간 자금이 묶인 반대급부로 제공되는 100만원의 혜택이 과연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강한 요인이 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의 예·적금 고객들은 혜택이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주식이나 펀드 투자자들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혜택은 그리 크지 않은데 자금이 최대 5년 동안 묶이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ISA가 은행권이 유리하도록 짜여졌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영업점이 많은 은행이 ISA 고객을 모으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한 데다 ISA의 포트폴리오를 100% 은행 예금만으로 구성할 수도 있도록 한 점은 은행권에 비과세 적금 통장을 만들어준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정부는 당초 은행 예금의 비중을 전체 계좌의 50%로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최종안에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증권·보험사에 비해 점포가 훨씬 많은 은행이 ISA 고객을 유치하기 훨씬 수월하다"며 "이 과정에서 은행 예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도록 권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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