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PEF 돈 몰리는데 살 물건이 없다

투자금 33조 유입 불구<br>해외 눈돌리기 보다 국내시장서 인수 경쟁<br>괜찮은 기업 매물 씨말라


최근 들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에 자금이 몰려들면서 매물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투자하겠다는 돈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정작 투자할 대상을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PEF들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좁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적으로 매물을 찾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국내 PEF 투자약정액은 33조에 달한다. 2010년 말(26조원)보다 1년 새 7조원이 늘었다. 투자약정액은 투자할 회사가 정해지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나 고액자산가 등이 투자하기로 약속한 금액이다.

자금뿐만 아니라 금감원에 등록된 PEF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등록 PEF 수는 2010년 말 148개에서 2월 말 189개로 27.7%나 급증했다.

문제는 급격히 커지고 있는 PEF 덩치에 비해 살 만한 물건이 없다는 데 있다. 한 증권사 PEF 관계자는 "PEF에 돈이 몰리고는 있지만 좁은 국내 시장에서 인수경쟁을 하다 보니 괜찮은 기업은 이미 자취를 감췄다"며 "인수대상으로 거론되는 우량기업들은 딜 협상을 위해 번호표를 뽑아 들고 줄을 서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PEF 관계자도 "신성장 기업 등 특정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PEF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PEF들이 인수 대상 기업을 못 찾아 자금 소진을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와 약정한 기간에 투자를 하지 못해 등록 취소를 걱정하는 PEF들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등록한 한 사모투자펀드(PEF)의 운용 담당자는 올 상반기까지는 투자를 마쳐야 하지만 아직 대상조차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PEF끼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PEF의 수익률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금감원에 따르면 A PEF는 2005년 한 기업을 1,200억원에 인수한 뒤 2010년에 2,695억원에 매각해 5년 만에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이 같은 대박을 기대하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PEF 관계자는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다 보니 인수할 기업들은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이고 투자를 한다 해도 이익률이 올라갈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PEF가 난립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189개 PEF 가운데 투자약정액이 1,000억원을 넘는 PEF는 89개로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투자약정액 5,000억원 이상인 PEF는 16개에 불과하다. 소형 PEF가 난립하다 보니 지난해 미래에셋PEF가 연 매출 13억달러의 세계 1위 골프업체 아쿠시네트를 인수한 것과 같은 '딜 서프라이즈'는 더욱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IB업계 한 임원은 "PEF의 본래 목적이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거쳐 기업가치를 높인 뒤 매각해 수익을 올리는 것인데 요즘에는 안정적인 대출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PEF 가운데 상당수가 소형 PEF가 선호하는 투자위험이 낮은 딜바이딜(Deal-by-deal fundㆍ특정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사전에 정하고 설립되는 PEF)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벤처기업 발굴을 위해 리스크테이킹(위험감수)을 하려는 PEF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