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친환경 수소에너지시대 열리면 "극심한 물부족 사태 온다"

美텍사스大 웨버박사 보고서 발표<br>전기분해로 수소1kg 만들때 물 4,000여ℓ필요<br>수소 年 600억kg 생산땐 물 소비량 2배로 늘어<br>수자원 연관성 분석·새 공정법 개발등 대책 시급

아무런 준비 없이 수소에너지시대가 열리면 인류는 청정에너지와 식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수소는 휘발유를 대체할 미래 친환경에너지의 선두주자다. 하지만 이 수소 때문에 수자원 관리당국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수소에너지시대가 도래하면 오는 2037년경 최대 261조ℓ에 달하는 물이 수소생산공정에 투입돼야 한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된 것. 이는 현재 전 세계 물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로 이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지구촌은 사람이 마실 물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는 극심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갈증을 부르는 수소에너지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고갈이 가시권 내에 진입하면서 전 세계 각국은 이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오디젤, 가스하이드레이트, 오일샌드, 수소 등 신에너지와 태양열, 풍력, 지열 등 재생가능 에너지가 그것. 특히 이들 중 수소는 궁극의 미래에너지로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다. 수소는 공기만큼 흔한 물을 전기분해해 얻을 수 있는 무궁무진한 에너지며, 그 어떤 유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다. 또한 연료전지를 통해 차량용 연료는 물론 전기와 난방열로도 전환 가능한 고효율 에너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수소에너지에 기반한 '수소경제'가 구현될 경우 모든 국가는 영원히 에너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뛰어난 수소에너지의 치명적 단점 하나가 최근 새롭게 제기됐다. 수소경제가 본격화되면 물 전기분해 공정에 대량의 물이 사용돼야 하는 만큼 지구촌의 물 부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된 것. 미국 텍사스 대학의 국제에너지 및 환경정책센터 마이클 웨버 박사에 의해 제기된 이 주장은 물을 원료로 무한정 수소생산이 가능하다는 학계의 기존 관점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 전기분해는 물 먹는 하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수소에너지시대에서 물 소비량 증가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일어난다. 물 전기분해 공정에 원료로 투입되는 물[1], 전기분해 장치의 열기를 식혀줄 냉각수[2], 그리고 이 공정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 열전발전소들이 추가로 전기를 생산해야할 때 필요한 냉각수 사용량 증가분[3]이 그것이다. 웨버 박사는 1년여의 연구결과, 물 전기분해로 수소 1kg을 만들려면 [1]과 [2]를 더해 평균 102.2ℓ의 물이 소비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수소 1kg 제조에 시간 당 39.4kW의 전력이 사용되고 열전발전소가 전기 1㎾ 당 평균 78ℓ의 냉각수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 수소 1kg을 생산할 때마다 [3]의 용도로 약 4,164ℓ의 지층수를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로 이 3가지 요인에 의해 연간 최소 72조ℓ에서 최대 261조ℓ의 추가적인 물 소비가 요구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이는 2037년의 전 세계 수소 수요가 600억kg에 달할 것이라는 캐나다국립과학기구(NRC)의 전망치를 기준으로 삼아 물 전기분해 공정의 수소생산 비중을 35%~85%로 가정해 물 소비량을 추정한 결과다. 현재 지구 전체의 물 사용량이 음용수, 농업용수, 산업용수 등을 합쳐 약 272조5,000억ℓ인 만큼 이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30년 뒤 물 소비량은 지금보다 최대 2배 가까이 치솟게 된다. 반면 인류가 가용할 수 있는 수자원의 양은 지난 수 십 년간 큰 변동 없이 제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30여 개국은 국제연합(UN)이 지정한 물 부족 또는 물 기근 국가로 분류돼 있다. 이미 수자원 부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자동차를 굴리고, 전기를 켜며, 난방을 하기 위해 자칫 사람이 마실 식수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철저한 검증 후 해법 찾아야 물론 이 연구보고서의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칠 수도 없다. 그러기에는 사안의 중요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제 바통은 전 세계 수소에너지 전문가와 환경학자들의 손으로 넘어 갔다. 앞으로 이들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이 연구보고서의 진위 여부가 가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심각한 오류가 발견돼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 연구보고서의 적확성 여부가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모든 사람들이 놓쳐왔던 사실, 그러나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수소에너지시대와 물 자원의 상관관계에 대해 처음으로 의문이 던져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충분하고 끊임없는 물 공급이 담보되지 않는 한 인류가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수소경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탓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0년, 20년 뒤가 아닌 지금 이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이다. 설령 웨버 박사의 지적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공정의 개발, 자연에너지 발전비중의 확대 등 현명한 해법을 찾아낼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웨버 박사 또한 "이번 연구는 학계 최초로 수소에너지시대가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는 수소에너지시대를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수소에너지시대로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잠재적 위험성들을 제거할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좀 더 철저하고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먹을 물과 친환경 대체연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해법이 모색돼야 한다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