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까지 건조하다면 역사상 가장 어려운 US오픈을 치러야만 할 것 같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경기인 제127회 US오픈을 앞두고 선수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4일 밤(한국시간) 이 대회가 개막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파70ㆍ7,230야드)은 ‘무슨 이런 코스가 있나’싶게 좁은 페어웨이와 곳곳의 벙커, 깊은 러프,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그린 등으로 중무장한 채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연습 라운드를 하며 이미 코스의 ‘매운 맛’을 본 선수들은 하나 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힘겨운 플레이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선수들이 겁을 내도 US오픈은 개막되고 또 나흘 뒤면 우승자가 나오게 마련. 골프 팬들은 우승자를 점치며 보는 재미를 만끽하면 그만이다. 한국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은 최경주가 우승할 수 있을지 여부. 최경주는 14일 밤 9시6분 10번홀에서 데이비드 톰스, 마이크 위어와 함께 티 샷을 날릴 예정이다. 그는 “러프에 볼을 빠뜨리지 않는다”는 작전을 세우고 지난 주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할 당시 톡톡히 효과를 본 고탄도 페이드 샷을 가다듬으며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키가 크고 손목 힘이 좋은 선수들은 러프에서도 미들 아이언을 사용할 수 있지만 나는 힘겹다”는 것이 최경주의 말. 또 단단한 그린에서도 멈춰서는 컷 샷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백스핀을 충분히 걸 수 있는 페어웨이에서 샷을 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 페어웨이 안착률이 최경주의 순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안타깝게도 최경주는 US오픈에 6번 출전해 3번 컷 탈락했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승률은 낮다. 골프매거진에서는 아예 후보에 올리지 않았고 영국의 도박전문업체인 레드브록스는 67-1의 배당률을 제시했다. 100달러를 걸어 최경주가 우승하면 6,700달러를 주겠다는 것.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꼽힌 선수는 타이거 우즈다. 레드브록스는 4-1, 골프매거진에서는 2-1로 우즈의 승률을 예측했다. 골프매거진은 이어 지난해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우승을 날렸던 필 미켈슨(12-1), 냉정하기로 이름난 레티프 구센(14-1), 지난 94년 같은 코스에서 같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어니 엘스(16-1) 등을 우승 후보로 거론했다. 지난해 우승자인 조프 오길비의 우승가능성은 25-1. 이 승률은 그 동안 US오픈에서 거둔 성적을 토대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성적과 관계없이 우승자가 배출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이번 US오픈도 끝까지 보는 재미가 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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