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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가격전쟁] (하) 파장과 문제점

비록 지금 부도상태로 여건이 전만 못하지만 토종할인점의 원조라는 자부심과,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때문이다. 킴스클럽의 경영진은 고민과 숙의를 거듭한 끝에 20일 저녁, 21일부터 전국 23개 모든 점포에서 인기 공산품 등 총1,000개 품목을 종전 판매가격보다 5~10% 싸게 파는 가격할인행사에 돌입키로 결정했다.이같은 상황은 외국계 대형 할인점인 월마트·까르푸 등도 마찬가지. E마트, 마그넷 등의 폭발적 판매신장을 바라만 볼 수 없는 이들도 조만간 가격경쟁에 합류할 움직임이다. 이와함께 할인점들의 가격파괴의 불똥은 이제 유통업계 전반으로 튀고 있다. 선제공격한 업체들이 내세운 「최저가격」을 놓고 논쟁을 벌이면서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의 점포들마저 할인점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식품부문의 「명품화」를 선언하고 나선 것. 이처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격전쟁에 따라 가격할인 행사를 하는 할인점 점포와 인접한 백화점·슈퍼마켓 등 유통업체 점포와 제조업체 대리점에도 고객이탈 등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쟁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대리점들은 납품 제조업체에 강력히 반발, 동일한 조건으로 납품가격을 내려줄 것을 잇따라 요구하고 있다. 고급백화점의 쌍두마차격인 현대와 갤러리아 등 백화점들도 할인점의 이같은 가격파괴에 즉각 대응하고 나섰다. 특히 현대는 할인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이달 말부터는 전직원들로부터 고급의 과채류와 정육의 「산지추천」을 받아 즉각 매입키로 했다. 할인점으로 부터 촉발된 유통업계의 가격전쟁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잇따른 가격파괴가 마냥 긍정적일까. 먼저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에게 자칫 가격지상주의를 번지게 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가격지상주의는 유통·제조업체의 품질향상을 막고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다. 소비자들에겐 정당한 요구와 지출로 쇼핑할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하는 까닭이다. 가격경쟁은 또 유통업체들이 제조업체의 납품가격을 후려치고 대리점체제 붕괴를 가속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내 제조업 기반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 못지않게 지지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유통업계는 제살깎아먹기식으로 비화될 가격전쟁을 피하고 제조업체와의 윈-윈(相生)게임을 통해 품질과 서비스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을 최대강점으로 내세우는 할인점 가격공세에 대응해 백화점은 고품질과 서비스, 슈퍼는 높은 신선도 등 업태별 고유한 경쟁무기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말이다. 할인점 또한 저렴한 가격 못지 않는 품질과 서비스, 신선도 등 이종업태의 강점 도입, 차별화하지 않는 한 가격경쟁의 파고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구동본기자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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