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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회장 자살의 충격과 교훈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자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정 회장이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 원인은 아직 분명치 않지만 정황으로 볼 때 최근의 특검 및 검찰 수사와 무관치 않다. 정 회장의 비극은 김대중 정권이 남북정상회담의 조기성사에 집착해 현대에 무리한 부담을 지운 데서 비롯된 것이지만 우리 사회에 내재돼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사상적 혼란, 정치권의 당리당략적 행동 등이 종합적으로 빚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남북관계의 과도기 상황에서는 사상적 혼란이나 통일전략에서 보ㆍ혁간의 마찰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갈등을 어떻게 해소 내지는 융합시킬 것인 가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이 소임을 다 해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 정치권의 역량은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국정을 책임진 정부도 마찬가지다. 새로 출범한 `참여정부`는 어설픈 대응으로 일관, 국론을 한 데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땅의 수많은 기업인들이 정치논리에 휘말려 경영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숨진 정 회장이 그 동안 남북관계 진전에 큰 역할을 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는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착공, 철도ㆍ도로 연결 등 3대 경협사업 뿐만 아니라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성사와 이후의 남북관계 진전에도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6.15 공동선언 이후 3년여 동안 열린 약 90회에 이르는 각급 레벨의 남북 당국간 회담, 각종 사회ㆍ문화 교류, 그리고 6억달러를 훌쩍 넘긴 남북간 교역규모 등은 그 동안 대북(對北)사업에서 주역을 맡아온 정 회장과 따로 떼어서 논하기가 어렵다. 그의 이 같은 왕성한 대북 사업은 선친인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든 것이지만 그의 신념과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지속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 회장의 대북사업에 대한 애착은 김윤규사장에게 사업추진을 당부한 것과 유분을 금강산에 뿌려달라고 유언한 것에서 더욱 확연해진다. 정 회장의 별세는 남북관계는 물론 재계에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 회장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고, 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각성은 그 중에서도 각별해야 한다. 정부가 할 일과 민간이 할 일을 명확히 구분하고, 정치적인 목적에 기업을 이용하는 관행을 영원히 버려야 한다. 대북사업으로 인해 한때 대한민국의 최대기업이었던 현대그룹은 해체됐고, 끝내 그 기업의 총수를 자살의 길로 내몰았다. 이런 비극은 결코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경협은 필수적이고, 현대아산은 주도적으로 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현대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대북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기를 바라며, 아울러 재계도 남북경협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바란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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