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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글로벌 경기 회복 △정책 기대감 △환율 우려 완화 △실적 저점 통과 등 동시에 불어온 네 가지 훈풍에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이달 중 박스권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스피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그리면서 3·4분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7.42포인트(0.37%) 상승한 2,020.90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2,26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은 1,181억원, 개인은 1,101억원을 내다 팔았다.
금융투자 업계는 이날 코스피 강세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내내 국내 증시를 강하게 짓눌러왔던 네 가지 불안 요인이 서서히 벗겨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연고점을 뚫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전날 발표된 미국과 중국의 경기 관련 전망과 지표가 긍정적이었다는 점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서는 '증가한(increased)' '성장(growth)'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가 두드러졌다. 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뉴욕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에 앞서 발표된 중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년 동기 대비 7.5% 성장해 시장 전망치(7.4%)를 웃돌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의 확장적 통화정책,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늘어난 유동성이 시장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고 국내 경기 모멘텀도 부각되고 있는 만큼 3·4분기 중 2,200포인트까지 치고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코스피가 3년 정도 박스권에 머물면서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가 약하지만 2,200포인트는 현재 지수 대비 7~8%가량 오르면 되기 때문에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던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강세는 우리나라 수출 기업에 환차손을 입혀 실적을 악화시키지만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환차손 없이 국내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양방향적"이라며 "다만 최근과 같이 급격한 원화 강세에 따른 쏠림 현상은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는데 며칠 사이 그런 부분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1,008원50전으로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후 반등하며 17일에는 1,029원10전으로 마감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변동이 급격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면 외국인 순매수는 적어도 8월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기업 이익도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강세 진정으로 기업 이익의 반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지속돼 이달 중 코스피가 2,100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2,150선까지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이후에는 기관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3·4분기에 연고점인 2,300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환호 출범에 따른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최근 증시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새 경제팀 출범에 따른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3·4분기 코스피 최고점을 2,150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펀드 환매가 줄어든 점도 긍정적이다. 김 팀장은 "2,000포인트만 넘어도 코스피지수가 환매벽에 부딪혔던 것과 달리 최근 펀드 환매가 크게 줄었다"며 "펀드 투자자가 목표 지수대를 올려잡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업 실적 회복을 본격적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코스피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 상단인 2,050포인트를 뚫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재는 2·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3·4분기 실적까지 확대되고 있어 박스권 상단을 뚫더라도 안착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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