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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 끈 한진해운 어떻게 되나

■ 동양서 경남까지… 커지는 투자자 비명<br>하나은행 지급보증 긍정적… 영구채 발행 가능성 커져<br>발행 성공땐 내년 상반기 유동성 위기는 넘길듯


유동성 위기에 몰린 한진해운이 지난 30일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자금지원 결정으로 급한 불을 껐다. 남은 관건은 한진그룹을 등에 업고 한진해운이 금융권과 시장으로부터 계획했던 자금조달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일단 그동안 한진해운의 영구채 지급보증을 망설였던 은행권이 한진그룹의 지원 결정 이후 입장을 선회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11월부터 내년 9월까지 총 6,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만기가 속속 돌아온다. 올해 안에 CP 2,100억원을 갚아야 하고 회사채도 내년 3월 1,800억원, 4월 600억원, 9월 1,500억원 등 4,9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현재 한진해운은 2,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회사 영업자금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유동성이 바닥 난 것과 다름없다.

결국 30일 대한항공이 지원하기로 결정한 1,500억원을 제외할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최소한 4,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선 한진해운은 두달 전부터 진행해온 4억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영구채는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발행에 성공할 경우 자금조달뿐 아니라 부채를 줄일 수 있는 효과까지 있어 한진해운 측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을 위해 산업∙하나∙농협∙우리은행 등에 지급보증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지금까지는 주채권은행인 산은을 제외한 세 은행이 지급보증에 부정적이었지만 최근 하나은행이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아직 우리∙농협은행 등이 여신비율대로 지급보증을 해야 한다며 망설이고 있지만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산은은 이미 최소 2곳 이상의 은행이 참여할 경우 최대 50%인 2억달러까지 지급보증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지급보증 참여 쪽으로 선회했다"면서 "나머지 은행들이 절반을 책임져준다면 영구채 발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한진해운과 같은 대형 해운사에 문제가 생기면 나라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에 은행들이 지급보증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구채 지급보증은 꼭 채권은행이 아니어도 된다"면서 "영구채 발행이 아주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진해운이 은행권의 도움으로 연내 영구채 발행에 성공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심각한 유동성 위기는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해운업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영업부진이 이어질 경우 위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진해운은 이에 대비해 다양한 방법으로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연내 은행권에서 3,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추진하고 내년 3월에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계획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상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이번 지원 결정을 통해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명확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적인 직접 지원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은 결정된 바가 없지만 추가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이번 지원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영구채 발행은 물론 추가 지원 등 다양한 유동성 확보 방안을 추진하는 데 한결 수월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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