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의 정의선호 출범 준비작업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단행된 1세대 후퇴 인사와 올해 신차를 앞세운 기아차의 승승장구가 정의선 사장 후계구도 정립을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26일 정몽구 회장이 유럽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갑작스러운 최고경영진 물갈이 인사를 실시해 세대교체 본격화를 알렸다. 지난 30년간 정 회장과 함께 현대ㆍ기아차그룹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린 1세대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박정인 HMC투자증권 회장, 유홍종 BNG스틸 회장 등이 퇴진했다. 그나마 남아 있던 1세대 가운데 김평기 위아 부회장과 김용문 현대차 부회장도 지난 6일 일선에서 후퇴했다. 기아차 총괄대표이사인 김익환 부회장과 중국통 설영흥 부회장만이 1세대 대열에 남아 있을 뿐이다. 지난달 기아차 쏘울 신차 발표회에 이례적으로 정 회장이 등장한 것도 정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 정 회장이 특별사면을 받아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선 후 가장 먼저 한 일이기 때문이다. 2005년 7월 그랜드 카니발 이후 3년 만에 이례적으로 기아차 신차 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낸 정 회장은 “쏘울은 기아차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호탄”이라며 정 사장을 독려했다. 올해 들어 유난히 글로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정 사장의 행보도 심상찮다. 3일 프랑스 파리모터쇼 기아차 프레스 행사에서는 다른 해외 자동차업체 최고경영자(CEO) 못지않게 10분간 영어로 기아 신차 CUV 쏘울 및 친환경 콘셉트카 발표 연설을 했다. 올해 로체 이노베이션, 포르테, 쏘울 등 잇단 신차 효과로 내수시장 점유율이 7년9개월 만에 30% 벽을 넘은 것도 정의선호 출범 준비를 순탄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무드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연말께 3월 실적부진으로 기아차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정의선 사장의 복귀와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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