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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보육발 고용 거품

어린이 집 교사 등 채용 증가로 취업 8개월째 40만명 이상 늘어 제조업 일자리는 10개월째 감소


무상보육 덕분에 물가에 이어 고용에서까지 지표의 호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무상보육 정책에 따라 어린이집 교사가 늘어나면서 신규 취업자 수가 8개월째 40만명 이상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언뜻 긍정적인 모습 같지만 세금을 통해 인위적으로 수치를 호전시켰다는 점에서 물가에 이어 고용에서까지 '거품'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무상보육발 '화장(化粧)물가' '화장고용'이 생성된 셈이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 5월 취업자 수는 2,513만3,000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47만2,000명이 증가해 8개월 연속 40만명 이상 증가했다. 8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40만명 이상 증가한 것은 200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취업자 수 증가에 따라 고용률도 60.5%로 2008년 6월(60.5%) 이후 3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표만 놓고 보면 더 이상 화려할 수 없다.

하지만 고용이 늘어난 실질 내용을 보면 씁쓸한 구석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을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이 떠받치고 있다는 점이 개운치 않다. 서비스업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만1,000명이 늘었는데 무상보육 혜택을 받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9만2,000명), 교육서비스업(8만8,000명)에서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공공근로 인원을 대거 확충하면서 일시적으로 일자리가 늘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무상보육이 일자리에 '착시'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물가에서도 무상보육발 '위장물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5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낮아졌지만 무상보육 등 복지정책 효과를 제외하면 3.2%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무상보육 덕분에 이처럼 지표상의 분칠이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제조업 일자리는 쪼그라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의 취업자 수가 10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6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제조업 취업자 수는 400만명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데 조만간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령층으로 봐도 50대와 60대 이상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8만2,000명, 27만8,000명 늘어 고용 호조세를 주도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도ㆍ소매업, 음식ㆍ숙박업 등에 단시간 근로형태로 취업하고 있다.

반면 20대와 30대 취업자 수는 인구 증감 효과를 제외해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만1,000명, 1만2,000명 감소했다.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도 8%로 지난해보다 0.7%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6월에는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과 지난해 같은 기간 취업자가 큰 폭 증가했던 기저 효과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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