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론/12월 3일] 국경 사라진 소비자 권익

소비자원, 선진경험 전수 위해 노력할 것 김영신 <한국소비자원장> 2008년 멜라민 파동, 2010년 토요타 자동차 리콜사태. 이 두 사건은 각각 중국과 미국에서 출발한 소비자 문제였지만 그 파장은 한 국가에만 머물지 않았다. 중국의 축산농가들이 물에 희석한 우유가 단백질 함유량에서 기준치를 어긋나지 않게 하기 위해 섞은 멜라민은 중국과 아시아권을 훌쩍 넘어 북미와 유럽 식료품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일본의 자존심’으로 군림했던 토요타가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가속페달 민원을 얕잡아보다 수천만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한 도요타 사태도 마찬가지다. 결국 도요타는 기술력과 품질로 승부하던 브랜드 가치를 땅에 떨어뜨렸다. 리콜 사태의 시작은 미국 소비자들이 올린 유투브 동영상이었지만 그 여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몇 번이나 돌고도 남았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국제적인 소비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현재의 경제시스템이 대공황 등을 만나 뒷걸음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따라서 더 이상 소비환경과 소비자와 관련된 문제는 국경선을 기준으로 삼을 수 없게 됐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소비자 분야 역시 국제협력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소비자연합(C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비자정책위원회 같은 국제기구들은 전세계 소비자들이 맞닥뜨리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하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국제소비자연합(CI)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여한 세계 지도자들에게 소비자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금융 소비자보호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OECD 소비자정책위원회도 국제소비자보호집행기구 네트워크(ICPEN)와 함께 국가별 주요 소비자 문제를 공유하는 방법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979년 제정된‘소비자보호법’을 기초로 소비자 권익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우리나라는 세계 공조의 흐름에 발맞춰 후발 국가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곧 우리가 압축적인 경제성장 과정 속에서 습득한 경험을 전수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소비자보호집행기구 네트워크(ICPEN) 회의에서 만난 엘살바도르 소비자행정장관과 몽골의 정부관료는 소비자원에 자국 소비자 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모델(role model)’이 되어줄 것을 정중히 요청하였다. 그들도 시장경제 내 소비생활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될 수밖에 없는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선진적 경험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모델로 우리를 선정한 것이다. 소비자문제는 어느 나라에서나 더 이상 국내문제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시장의 변화와 국제기구 동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정책의 한 축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중남미나 아시아권 국가를 대상으로 소비자행정 경험을 전수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는 우리가 만들어낸 소비자 거래와 안전에 관한 규범을 전파하는 것으로서 발전도상국의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3일은 ‘소비자의 날’이다. 소비자의 권익을 높이고 쾌적한 소비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은 이날, 국격과 국가경쟁력이 여러 국가와 함께 소비자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