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은행이 각 지역본부에 배정한 1만원짜리 신권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5%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 한국은행 부산지역본부에 배정된 1만원 신권공급 물량은 1,100억원으로 지난해 1,824억원보다 40%가량 줄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은 지역본부들은 설 대목을 앞두고 1만원권 신권 교환 규모를 큰 폭으로 줄였다. 광주지역본부는 설 명절 전 열흘간 신권교환금액 중 1만원 신권 비중이 전체 중 30%선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지역본부에서 설 명절 연휴 직전 전체 신권 중 1만원권의 교환 비중은 지난 2010년 95.9%에서 지난해 59.2%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중은행들 역시 1만원 신권 교환에 제한을 두는 등 고육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매년 명절을 앞두고 1만원 신권을 5억~7억원 수준까지 교환해줬지만 올해는 3,000만원으로 급감했다"며 "개인 고객은 1인당 10만원에 한해 교환해주고 있고 기업은 아예 교환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1만원 신권 교환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개인고객과 기업들이 한국은행의 각 지역본부까지 달려가 신권을 교환해 이날 하루 종일 전국의 한은 지역본부들이 화폐교환 업무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은 지역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경기침체 영향 때문에 1만원짜리 신권 세뱃돈을 찾는 수요가 많다"면서도 "본점에서 충분히 수요를 예측해 1만원권 발행해줬다면 고객들이 신권을 찾아 지역본부까지 찾아올 필요가 없었을 텐데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씁쓸해 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현재 1만원권 품귀현상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평소에는 5만원 신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 1만원 신권 발행량을 줄인 것"이라며 "명절 세뱃돈을 반드시 신권으로 주려는 관행이 불필요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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