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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마트한 산업생태계 만들자


박영탁 기산진 부회장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국내 소비와 투자가 부진하다. 수출, 투자, 국내 일자리 창출의 연계성은 점차 낮아지고 투자 활성화가 어렵다. 이런 때일수록 가치사슬과 생태계 중심의 투자와 이를 위한 조세금융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 대기업의 15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계획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여기에 투입되는 설비와 기자재·부품의 국산화율이 낮으면 결국 일자리는 해외에서 창출되고 국내 중소 협력기업에 대한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뿌리산업 투자 늘려야 일자리 창출

기계산업은 생산설비·기자재·부품을 공급하며 제조업의 기반을 이루는 뿌리이자 뼈대가 되는 산업이다. 산유국들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높지만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는 반면 독일·미국 등은 기계산업 기반이 튼튼하므로 제조업 선진강국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기계산업 수출 세계 8위 국가이나 뼈대가 건강한지는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사출성형기의 핵심 부품으로는 서보모터·볼스크루·컨트롤러 등이 있다. 시장의 요구에 따라 사출성형기 모델이 점차 고정밀·고성능화하는 추세지만 모델이 고급화되는 과정에서 핵심 부품의 국내 조달이 어려워져 수입에 의존하게 되고 국산화율이 점점 떨어져간다. 제조업의 뼈대에 골다공증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는 뜻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첫째, 미래 지향적인 초대형 기술개발도 필요하지만 일자리 창출 및 가치사슬 생태계에 미치는 효과를 중시하는 연구개발(R&D)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비록 전통산업이라도 시장에서 요구되는 핵심 요소·부품·기자재의 품질·성능 고도화 및 이를 통한 고용창출·수출증대 효과가 크다고 판단되면 해당 기업에 과감한 R&D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 전략적·장기적으로 앞을 내다보는 오너의 경영철학이 필요하다. 단기간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글로벌 소싱에만 급급하다 보면 국내 제조업 생태계가 급속히 무너져내리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좀 더 장기적 안목에서 국내 중소 부품·기자재 기업과 산업 생태계를 고려하는 스마트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시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의 투자 활성화 노력이 국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고 청년실업 해소에도 일조할 것이다.

대기업·중기·정부 손잡고 노력을

셋째, 정부의 '제조업 혁신 3.0' 정책 성공을 위해 가치사슬과 산업 생태계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사이버물리시스템(CPS) 기술이 어우러져 제조업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국내 중소 부품·기자재 및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확대해 국내에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명실상부한 제조업 강국이 건설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정부의 투자 활성화 지원과 조세금융, 외국인 투자 유치 등 제반정책이 가치사슬과 산업 생태계 및 일자리 창출 효과에 맞춰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골다공증 없이 튼튼한 뼈대를 가진 선진 산업강국이 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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