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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 재계, 지주사 전환 바람




[앵커]

최근 주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SK, 한진 등 업계 대기업들이 지주회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다른 대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자세한 내용 보도국 정훈규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Q. 우선 어제 한진그룹이 지주사 전환 마무리를 위해 한진칼과 정석기업 투자부문 합병을 결의했죠? 자세한 얘기 부탁드립니다.

=>네,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 8월 지주사인 한진칼을 출범하면서 2년의 유예기간을 받아 올해 7월까지는 지주회사로 체제 전환을 마무리해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번 합병은 이를 완수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지주사 전환 작업의 핵심은 ‘㈜한진→한진칼→정석기업→㈜한진’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수직구조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이번 합병으로 ㈜한진 지분이 한진칼로 넘어가면서 정석기업에서 ㈜한진으로 이어지던 연결 고리는 끊어졌습니다.

합병이 완료되면 손자회사였던 ㈜한진은 한진칼의 자회사가 되는데요. 동시에 증손회사였던 22개의 ㈜한진 계열사는 손자회사로 승격되면서 ‘증손회사 지분 매각 또는 100% 취득’이라는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도 해소하게 됐습니다.

Q. 그렇다면 합병이 완료되면 한진그룹의 지주사 체제전환은 마무리되는 것인가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습니다. ㈜한진이 대한항공 지분 7.9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공정거래법은 지주사 체제 아래 자회사가 다른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진이 가진 대한항공 지분은 모두 처분해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한진이 지난해 12월 한진칼 지분을 처분할 당시의 ‘블록딜’ 방식으로 해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Q. 최근 한진그룹 외에도 많은 그룹들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고 있는데, 최근 있었던 주요 내용 정리해 주시죠

=>네 대림그룹 지주사 기능을 하는 대림코퍼레이션이 이번주 이사회를 열고 대림I&S와 합병하기로 결의했습니다. SK그룹도 최근 지주사 격인 ㈜SK와 IT서비스 계열사인 SK C&C의 합병을 발표했는데요. SK C&C가 ㈜SK를 흡수 합병해 ‘SK주식회사’로 재탄생하는 방식입니다. 합병이 완료되면 SK주식회사는 총 자산 13조2,000억원의 그룹 지주회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Q. 최근 재계에서 이처럼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이유는

=>업계에서는 총수일가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고 경영승계를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림의 경우 대림I&S는 이해욱 부회장이 지분 89.69%를 보유한 개인 회사로, 이번 합병을 통해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과 아들인 이해욱 부회장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은 기존 60.9%와 32.1%에서 42.7%와 52.3%로 역전됩니다.

이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만큼 경영권 승계의 방점을 찍는 작업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SK도 마찬가지로 SK C&C가 그룹 전체 경영권 최상위에 있고 그 밑에 ㈜SK가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인데 이 구조가 간결해 지면서 최태원 회장은 대주주로서 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더 강화하게 됐습니다.

또 각 그룹들이 추진하는 합병작업은 내부거래 해소의 효과도 노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SK C&C는 그룹 내부 거래액이 2013년 기준 9,54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1.5%를 차지하는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SK C&C와 SK㈜를 합병면 그룹 내 매출 비중이 줄고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Q.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향후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그 배경은 어떻게 됩니까?

=>현행 공정거래법 체제에서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금융사를 보유하면서도 지주사체제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지주사와 금융사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답보 상태를 걷고 있는 것인데요.

올 하반기 지주사 전환의 부담을 줄여주는 원샷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삼성과 현대차의 지주사 전환 여부가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원샷법이 통과되면 중간금융지주사 설립이 가능해져 금융사 지분을 팔지 않고도 지주사 체제 전환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중간금융지주사 설립이 허용될 경우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출혈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재벌총수 일가가 추가 자금이나 세금 납부 없이 그룹 지배권을 손쉽게 강화하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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