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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강한 세계일류 기업]인텔

"새수요창출 불황 뚫자" 연구·개발 총력세계최대 칩메이커인 인텔은 기술로 숨을 쉬는 회사다. 컴퓨터의 뒤뇌로 불리우는 마이크로프로세서(CPU)를 비롯해서 컴퓨터와 인터넷에 관련한 기술 산업의 선구자로 자리잡고 있다. 인텔도 20년만에 다가온 미국, 일본, 유럽의 동시 침체의 와중에서 매출이 감소하고 이익이 줄어드는 불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인텔은 기술 개발에 미래의 운명을 걸고 있다. 새로운 기술 개발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 불황을 극복해 낸다는 전략이다. 인텔의 지난 2분기 매출은 63억 달러로 전년동기의 83억 달러에 비해 24% 줄어들었고, 순이익은 8억5,400만 달러로 전년동기의 35억 달러에 비해 무려 76%나 줄어들었다. 세계적인 경기둔화로 PC 판매가 부진하고, 경쟁사인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와 치열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면서 주력제품인 CPU 가격을 대폭 인하했기 때문이다. 인텔은 매출 감소와 이익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처럼 올들어 5,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경비를 줄이고 있다. 그렇지만 연구 개발(R&D) 비용은 지난해보다 늘려 잡았다. 인텔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크레이그 배럿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신기술이 존재하는한, 인텔은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력감축과 경비 절감은 인텔이 경기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고, 장기적이고 궁극적인 처방은 새로운 기술 개발에 있는 것이다. ◇인사이드 인텔 인텔 연구소의 캐치프레이즈는 '미래를 디자인하자'이다. 신경제(New Economy)의 선두주자인 인텔은 신경제의 버블이 꺼지면서 발생한 경기 둔화를 직면했지만, 해결 방법은 신경제식으로 찾고 있다. 구경제의 기업들은 불경기에 인력을 감축하고, 불필요한 공장을 폐쇄하는등 감량경영(다운사이징)으로 돌파구를 찾지만, 인텔은 오랫동안 기술개발이라는 돌파구를 사용해왔다. 70년대 일본 반도체 산업이 미국 시장을 장악했을 때 인텔을 비롯, 미국의 칩 메이커들은 위기에 놓여 있었다. 많은 기업들이 반도체를 포기했을 때 인텔도 반도체를 포기하고, 대신에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옮겨가 승부를 걸었다. 그 결과는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80%를 장악하는 거대기업으로의 부상이었다. 인텔의 R&D 비용은 10년전인 91년에 6억 달러였으나, 99년에 31억 달러, 2000년에 39억 달러로 급증했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R&D 비용만은 지난해보다 많은 42억 달러을 배정했다. 인텔의 R&D 투자 비중은 전체 매출에 대해 95년 8%에서 올해는 13%로 늘어났다. 인텔의 연구 비용은 지난해 기준으로 경쟁사인 AMD보다 6배나 많다. CPU 가격 인하경쟁으로 AMD의 점유율이 10%에서 16%로 높아졌지만, AMD가 장기적으로 인텔을 능가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텔의 R&D에 종사하는 전문가는 6,000명에 이른다. 인텔 연구소는 전세계에 80개나 흩어져 있지만, 하나의 채널로 연결돼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300개 이상의 대학과 연구제휴를 맺고 있다. 인텔의 제품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어느 회사의 제품이건 간에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한 PC는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로고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 그렇기에 인텔은 회사 내부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인텔의 내부(Inside Intel)'은 인류 미래를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고, 이 기술을 다른 회사에 공개할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한 도전 인텔 연구소의 연구 핵심은 역시 마이크로프로세서다. 그렇지만 그들은 이것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류에게 PC의 시대를 열었지만, 10대들의 페이저에서 인터넷 장비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텔의 창업자 고든 무어는 "마이크로칩의 용량은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을 만들어냈다. 그렇지만 이 법칙은 가만히 앉아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텔 연구소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무어의 법칙은 인텔 연구소의 목표를 제시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인텔은 창업후 3년만인 1971년 마이크로프로세서 '4004'를 개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래, 올해 1.5 기가헤르츠(GHz) 속도의 '펜티엄 4'에 이르기까지 30년간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장악하면서, 무어의 법칙을 달성했던 것이다. 인텔 연구소는 현재의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칩이 언젠가는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은 미사용 분야가 많기 때문에 개발의 여지가 많다고 말한다. 따라서 기존 실리콘 칩 분야의 연구개발과 실리콘 이후의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새로운 칩 기술은 양자 또는 그보다 더 미세한 미립자에서 나올수도 있다. 그렇지만 불확실한 기술에 매달리지 않고, 현재의 실리콘 칩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텔은 앞으로 대량의 수요가 가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주택을 인터넷화하는 연구(e- Home), 생활용품의 전자화를 위한 연구에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인텔 건축연구소의 주장에 따르면 앞으로 컴퓨터 사용이 확산될 분야는 가정이라는 것. 인텔의 '이홈' 연구는 이미 몇군데 시험 건물을 지어놓고 있다. '커넥티드 홈(Connected Home)'이라는 이름의 이 가옥에는 방마다 컴퓨터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고, 전세계를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있다. 정확한 시간에 스프링클러가 작동돼 잔디에 물을 주고, 지정한 시간에 커피가 끓어지며, 해외에 출장간 남편과 화상 전화를 할수 있도록 꾸며 졌다. 그야말로 미래의 꿈이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설계다. 인텔 연구소의 데이비드 테넌하우스 소장은 "어떠한 레벨, 어떠한 환경에서도 컴퓨터 작업이 인간의 일상생활과 공공 사회를 완전하게 연결해줄 것"이라며 연구의 목적지를 설명한다. 인텔은 미래에 베팅하며, 오늘의 불경기를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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