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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티셔츠 1장=면화+물+화학약품+노동착취+…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물건 이야기(애니 레너드 지음, 김영사 펴냄)



공산품들의 탄생·소멸 과정 추적
과다한 환경·경제적 비용 문제 다뤄
"나눠쓰기등 공동체 문화 되살려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들이 추출, 생산, 유통, 소비, 폐기되는 과정을 통해 얼마나 환경적, 경제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는지를 다뤘다. 이를 위해 저자는 20년간 세계 각지를 돌며 알루미늄캔, 책, 티셔츠, 노트북, 휴대전화 등 주요 공산품들의 탄생과 소멸 과정을 추적했다. 책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5%가 세계 자원의 30%를 소비하고 세계 폐기물의 30%를 내놓는다는 통계가 있다. 예를 들어 종이 1톤을 만드는 데 98톤의 각종 자원이 들어가고 티셔츠 한 장에 필요한 면화를 생산하는데 물 970리터가 사용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화물선이 물건들을 운송하면서 내놓는 독성 폐기물이 어떻게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저자는 대부분의 소비재가 탄생부터 매립장으로 가기까지 단계별로 많은 비용과 소비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힌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이 과정에서의 인간-경제-환경의 싸이클이다. 추출 단계의 예를 보자. 작은 금반지에 들어가는 순금을 채굴하는 과정에서는 20톤의 유독한 광산 폐기물이 발생한다. 다이아몬드 채굴은 각종 분쟁원인과 범죄집단의 자금줄이 돼기도 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광산업 종사자는 세계노동인구의 0.4%지만 치명적인 산업재해건수는 3%로 높다. 생산 단계에서의 비용도 만만치 않다. 값싼 면 티셔츠 한 장의 이면에는 면화작물 재배에 필요한 막대한 물과 화학약품, 방직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구김방지 등 처리과정에 사용되는 위험한 화학약품, 제조공장에서의 노동 착취 등 각종 비용들이 숨어있다. 종이의 경우 많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많이 '낭비'되기도 한다. 미국 도시 생활 쓰레기 중 40% 정도가 종이로 알려져 있다. 종이들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인류는 종이를 새로 제작하기 위해 수많은 숲을 없애는 필요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언제나 낮은 가격'을 기치로 탄생하는 제품들의 이면도 다룬다. 생산자원들은 대개 동물과 대기, 삼림과 인간들에게 부작용을 남기면서 가난한 국가에서 저비용으로 추출된다. 뜨겁고 환기가 불량한 저개발국 공장에서는 노동자가 하루 5달러도 안 되는 보수를 받으면서 일하고 적절한 보호나 의료혜택 없이 화학물질에 노출되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새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기업의 계획적인 '구식화' 전략도 과다 비용 유발의 요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현대 소비생활은 '빠르게'를 넘어 '즉시' 새 제품으로 교체하도록 강요받는다. 교체 주기가 단축되면서 소비자들은 1회용 카메라, 1회용 대걸레, 1회용 면도기, 1회용 접시 등을 사용하고 있다. 물건의 수명이 다한 후 마지막 절차인 폐기 단계에서는 환경 비용이 더 두드러진다. 부유한 국가들은 독성 쓰레기를 가난한 나라로 보내 처리하는 일도 발생한다. 저자는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희망에 대해 설파한다. 저자는 한정된 지구에서 팽창하는 경제 시스템을 무한히 끌고갈 수 없는 만큼 나눠쓰고 함께 쓰고 서로 돕는 공동체 문화를 되살리는 것도 하나의 좋은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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