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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 정주영 타계] 빈소 다녀간 북한 조문단

6시간 짧은 일정불구 '남-북 새 전기'송호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조문단이 24일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방문, 조문했다. 남북 분단 후 이뤄진 최초의 북한 조문단. 그래서 이들의 행보는 특별한 관심을 끌었다. 이날 오전11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조문단은 낮12시23분께 서울 청운동에 마련된 빈소에 도착했다. 분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전을 전달하고 유족들을 위로한 조문단은 빈소에 30여분간 머문 뒤 신라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후4시40분 고려항공 특별기를 이용, 평양으로 돌아갔다. 조문단은 6시간이 채 안되는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살아서 남북경협에 특별한 애정을 쏟았던 정주영 전 명예회장. 타계 후에도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가 안타까웠던 것일까. ◇도착(오전11시) 송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조문단을 태운 북한의 고려항공 특별기가 김포공항 관제센터에 랜딩 통보를 한 뒤 도착한 것은 오전11시. 비행기는 5분 뒤 국제선 제2청사 공항 계류장에 멈췄다. 김고중 현대아산 부사장 등 10여명의 현대측 직원이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 이들을 맞았다. 조문단이 18번 게이트로 들어와 대기하고 있던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의 영접을 받은 것은 오전11시25분이다. 귀빈실로 이동하던 김 사장이 송 부위원장에게 "오시는 데 불편은 없었나요"라고 묻자 송 부위원장은 "불편 없었습니다"고 대답했다. 조문단이 게이트를 통과하기 전인 11시10분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서울지원 직원 2명이 공항에 나와 구제역 방지를 위해 게이트 카페트에 5분 동안 탄산나트륨을 뿌렸다. '구제역을 막읍시다'라는 휘장을 어깨에 걸고 작업을 한 검역원은 "세계적으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담(오전11시30분) 조문단과 김 사장 등 양측 일행은 귀빈실로 이동, 20분간 환담을 나눴다. 귀빈실에서는 송 부위원장과 김 사장이 먼저 자리를 잡았고 김고중 부사장과 리재상 참사가 송 부위원장의 오른쪽에 위치, 김 사장 옆으로는 강종훈 서기장, 리명일 참사가 자리했다. 김 사장은 "일정은 미리 통보 받으셨죠?"라고 묻자 송 부위원장은 "통보 받았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김 사장은 "명예회장이 평소 소탈하게 사셔서 가족들이 사시던 집에서 장례를 모시기로 했다. 조문한 뒤 상주와 차라도 한잔 하시고 점심은 다른 곳에서 드시면 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강종훈 서기장과는 지난번 금강산에서 현대문제를 논의하고 헤어졌다. 그때 강 서기장이 방파제에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돌아가는 도중에(김 사장도 이때 정 전 명예회장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강 서기장께서도 명예회장의 위독소식을 들었을 줄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부위원장은 "김정일 장군께서 정 회장의 서거소식을 알고 조문을 올리라며 우리들을 파견했다. 이 자리를 빌어 정주영 회장의 서거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조문단 방문은 오직 김정일 장군의 애도의 뜻을 전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다른 목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빈소로 출발(오전11시53분) 조문단은 현대에서 마련한 9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청운동을 향해 출발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낸 화환은 특별기가 계류장에 도착한 직후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옮겨졌다. 2㎙ 높이의 화환은 노란색과 흰색의 국화ㆍ카네이션 등 형형색색의 꽃들과 검은천ㆍ흰천 등으로 둥글게 장식됐다. 화환에 붙어 있는 두개의 띠에는 '고(故) 정주영 선생을 추모하여' '김정일'이라고 각각 적혀 있었다. 이 화환은 현대 카운티리무진에 실려 청운동을 향해 가는 9대의 차량 중 다섯번째로 출발했다. 현대측은 이날 다이너스티 2대, 에쿠스 4대, 현대 카운티리무진 3대 등 모두 9대의 이동차량을 준비했다. 선두차량에는 송 부위원장과 김 사장이, 두번째는 강 서기장이 다이너스티를 타고 이동했다. ◇조문(낮12시27분) 조문단 일행은 낮12시27분께 청운동 빈소에 도착, 유족들을 위로한 뒤 30분 동안 머문 뒤 55분께 신라호텔로 떠났다. 조문단은 북에서 가지고 온 조화를 정 회장의 영정 오른쪽에 배치한 뒤 나란히 섰다. 송 부위원장이 "정주영 선생 영전에 묵도를 드립니다"라고 말하자 동시에 고개를 숙이고 묵념. 이어 김정일 위원장이 보낸 조전을 낭독하고 상주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에게 이를 전달했다. 송 부위원장은 정몽구 회장의 안내로 정 전 명예회장 방을 둘러본 뒤 응접실에 앉아 "김정일 장군께서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장군께서 정 회장을 만났을 때를 회고하면서 선생이 생전에 민족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생전에 이룩하신 사업을 이뤄나가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다시 평양으로(오후4시40분) 낮12시55분 빈소를 나온 조문단은 오후1시20분께 신라호텔에 도착해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이용, 22층에 마련된 객실로 이동했다. 객실에서 현대측이 준비한 중국식 코스요리로 점심을 먹으며 김 사장 등과 담소했다. 점심식사는 조문단 4명과 현대측에서 김 사장, 현대아산의 김 부사장 등 모두 9명이 함께 했다. 식사 후 휴식을 취한 일행은 당초 예정보다 20분 빠른 오후3시40분께 김포공항으로 출발했다. 올림픽도로를 거쳐 30분 만에 김포공항 2청사에 도착한 후 3층 귀빈실(2호실)에 잠깐 들러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한 뒤 오후4시30분께 입국했던 18번 게이트를 통해 비행기로 향했다. 북한 조문단은 비행기 탑승 전 현대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감사합니다"고 인사했다. 오후4시35분께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은 비행기에 올라 조문단을 환송했다. 오후4시40분. 분단 이후 최초로 조문단을 싣고 온 북한 고려항공은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했다. <사진설명>(위에서 부터)'도착'분단 후 최초로 북한 조문단이 24일 오전 11시 김포공항에 도착하고 있다.'헌화'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낸 조화를 송호경(오른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헌화하고 있다.'조문'송호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조문단 일행이 고인의 빈소에서 조의를 나타내고 있다.'위로'송호경(왼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정몽구·몽헌 회장 등 유족들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임석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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