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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 20주년 창조기업으로 거듭나는 CJ] <하>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비상

2020년 매출 100조·해외비중 70% 달성… '그레이트 CJ' 일군다

中·베트남에 '제2·3의 CJ' 건설… 印尼서도 가시적 성과

세계시장 맹활약 불구 총수 부재로 국내사업 잇단 차질


CJ그룹은 20년에 걸친 체질개선과 사업 다각화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 100조원과 영업이익 10조원, 해외매출 비중 70%를 달성한다는 '그레이트(Great) CJ' 청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식품기업에서 출발해 문화기업으로 탈바꿈한 경쟁력을 앞세워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업보국을 실현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CJ는 글로벌 전략에서 여느 기업과는 다른 차별화된 행보를 펼치고 있다. 기존 대기업이 인건비와 원자재값이 저렴한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생산 거점으로만 활용하는 반면 CJ는 현지 내수시장 진출에 포커스를 맞췄다. 인수합병에 나서거나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각국의 시장상황에 맞춘 '양동작전'이 유수의 글로벌 기업을 제치고 단시간에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CJ는 일찌감치 중국에 '제2의 CJ'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이래 식품·바이오·유통·엔터테인먼트로 대표되는 4대 사업군을 모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CJ오쇼핑은 지난 2004년 국내 홈쇼핑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해 연간 취급액 1조원을 돌파했고 뚜레쥬르·비비고·빕스·투썸플레이스 등 CJ푸드빌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외식문화공간 'CJ푸드월드'는 중국 현지에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CJ E&M이 기획하고 투자한 영화 '이별계약'은 한중 합작영화 사상 최고액인 2억위안(약 370원)의 성과를 거뒀다.

'제3의 CJ' 건설을 목표로 내건 베트남에서도 1998년 사무소 개설 이래 사료·물류·제빵·홈쇼핑·영화·유통·바이오 등 7개 부문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1년 7월 베트남 현지 멀티플렉스극장 메가스타를 인수하고 베트남 문화 콘텐츠 산업에 진출한 CJ CGV는 베트남 극장사업자 중 압도적인 1위를 달린다. CJ오쇼핑과 베트남 1위 케이블TV 업체 SCTV가 합작 투자한 SCJTV쇼핑 역시 현지 홈쇼핑 시장에서 70%의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뚜레쥬르도 현지 베이커리 시장 선두다. 한국과 베트남이 공동제작한 영화 '마이가 결정할게2'는 지난해 12월 개봉한 후 베트남 영화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베트남보다 10년 앞서 진출한 인도네시아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지금까지 8억달러(약 8,900억원)를 투자해 해외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인도네시아 재계 30위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하려면 CJ를 본받아야 한다'는 평까지 내놓았다. '인도네시아 국민기업'으로 자리 잡은 CJ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CJ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시장에서는 주요 전략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그룹 총수인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면서 야심 차게 준비한 신규 프로젝트가 줄줄이 난관에 봉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CJ는 지난해 인천 굴업도 오션파크 내 골프장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서해 외딴섬인 굴업도에 골프장·호텔·콘도 등이 들어서는 이 프로젝트의 투자비는 약 3,500억원으로 연간 20만명의 관광객과 2만여명의 고용 창출 기대가 컸지만 지역 환경단체가 반발하면서 프로젝트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또한 2009년부터 동부산관광단지 내 50만㎡ 부지에 '한국형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해왔지만 이 역시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포기했다.

지난해 착공 예정이었던 수도권 택배 허브터미널 프로젝트도 무기한 연기됐다. CJ대한통운을 통해 경기 광주에 국내 최대 규모의 최첨단 물류센터 건설 계획을 세웠지만 재원을 제때 마련하지 못해 발목이 잡혔다. 특히 올 초 싱가포르 최대 물류기업인 APL로지스틱스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으나 일본 물류업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CJ의 주요 전략사업이 잇따라 차질을 빚은 것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이재현 회장의 공백으로 적재적소에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단순한 자금 규모뿐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난관을 돌파하는 리더십이 필수적이지만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지 못하면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CEO스코어에 따르면 CJ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올 상반기 투자는 전년 대비 4%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30대 그룹 평균인 32%와 비교하면 최저 수준이다.

문호준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오너가 없는 상황에서는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선뜻 나서기 어려워 보수적 경영전략을 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측면에서 총수 공백에 따른 경영 차질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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