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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논란 재연 조짐

지난해 한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이 역대 최대인 49.7%(서울 기준)에 달하고 관객 1,000만을 바라보는 영화가 등장하면서 스크린쿼터 제도(국산영화 의무상영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6일 공정거래위원회도 공정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들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 밝히며 스크린쿼터 제도 역시 개선 검토 대상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스크린쿼터제란 국내 극장에서 국산 영화를 연간 146일(40%) 의무 상영해야 한다는 것으로 시행령과 지방자치단체장 권한 및 각종 경감제도로 인해 현재 상영 기간은 연간 106일 정도다. ◇스크린쿼터를 둘러싼 상반된 주장들=다수 영화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는 할리우드 영화의 독점을 막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스크린쿼터가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국제 투자협정에서 문화적 예외가 인정되는 만큼 성공적인 문화정책으로 프랑스를 비롯한 각국 문화인들로부터 찬사를 받는 이 제도를 경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한미 통상문제 주무 부서인 외교통상부와 재경부, 산자부 등에서는 자유 경쟁을 해쳐 공연한 통상 압력만을 낳는다는 취지로 의무 상영일을 20%(73일)까지 낮추자는 미국 측의 입장에 동의하고 있다. ◇한국 영화 뿌리는 굳건한가= 영화 관계자들이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격`이라고 지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한국 영화의 부흥을 겨냥한다. 한국 영화의 점유율이 50%에 가깝게 증가한 시점에서 유독 영화 분야에만 의무상영기간을 두는 것은 공정성을 외면한다는 것. 지난해 상반기 한국 영화가 의무상영일수보다 평균 8.9일 초과한 점 역시 우리 영화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결과라는 반응이다. 반면 영화인들은 `고양이와 쥐`처럼 할리우드와 우리 영화의 자금력 차이가 큰 입장에서 쿼터제마저 폐지한다면 우리 영화의 활로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 지적한다. 자국 영화 보호제도를 폐지한 뒤 급속하게 쇠락한 멕시코 및 타이완의 예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것. 실제로 외화의 경우 극장과 제작사가 6대 4로 이익을 나누어 갖고 있어 5대 5로 나누는 국산 영화보다 극장의 이익이 크다. 거기다 희대 흥행작은 묶음 판매 하는 경우도 많아 고작 해야 한해 50여편 제작되는 우리 영화로서는 불이익이 없을 수 없다. 한국 영화를 주로 보고 자란 현 10~20대가 성인이 되고 난 뒤에야 한국 영화의 토대가 굳건해 질 수 있다는 게 다수 영화인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폐지론자들은 멀티플렉스 극장이 늘어나고 영화자본의 조달패턴이 현대화된 점을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의 한국 영화가 `제2의 중흥기`에 접어들게 된 요인을 할리우드 직배사의 물량 공세 이후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할리우드 자본이 우리 영화의 체질 개선을 어느 정도 이뤄냈다는 것. 한 영화를 관람한 전국 관객 수치마저 증명이 불가능한 현재 현실을 지적하며 자유 경쟁이 없이는 영화계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는 주장도 등장한다. 국내 배급사 쇼박스의 정태성 한국영화제작본부장은 “1~2년 한국 영화가 우수한 성적을 거둔 점과 쿼터제의 불필요성을 함께 논하는 것부터 논리에 맞지않는 일”이라며 “할리우드의 공세에 맞서 한국 영화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근원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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