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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에너지·인프라에 연내 4000억 신규투자"

정두영 과학기술인공제회 신임 CIO

부동산 투자비중 43% 달해 포트폴리오 대폭 조정 계획

국내 PEF 업력 아직 미진… '블라인드 펀드' 투자 안할 것



"부동산 투자 비중을 줄이고 해외투자를 늘려나갈 것입니다. 당장 올해 말까지 해외 에너지·인프라 등에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계획입니다."

정두영 (55·사진) 과학기술인공제회 신임 자산운용본부장(CIO)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운용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43%에 달할 정도로 대체투자가 한쪽에 쏠려 있다"면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과감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3년 과학기술인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최근 가입자 수가 4만4,000여명에 달하고 자산 규모가 3조원을 돌파했다. 7년 가까이 메리츠화재 CIO를 역임한 정 본부장이 지난 4일 과기공의 자산 운용을 총괄하는 CIO로 취임하면서 그는 3조원을 굴리는 큰 손이 됐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주택은행을 거쳐 메리츠화재까지 20여년간 자산운용 부문에서 잔뼈가 굵었다.

정 본부장은 "우선 중위험·중수익 성격의 해외 에너지 파이프라인과 물류 시설, 사회간접자본(SOC) 등을 중심으로 3,000억원~4,000억원을 신규 투자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꾀할 것"이라며 "부동산 비중을 낮추기 위해 기존 부동산 투자를 인위적으로 청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공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가 높아지면서 가입자 수가 늘고 있는 만큼 신규로 늘어나는 자금을 에너지와 인프라 등 해외 대체자산에 적극 배분하고 국내 주식 투자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대신 부동산 부문의 신규투자는 당분간 자제해 전체 투자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연말에 39% 수준으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3조원을 넘어선 과기공의 자산은 가입자 증가로 연말에는 3조 6,000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본부장은 메리츠화재 시절 폭넓게 구축해놓은 해외 유명 운용사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안정적인 해외 투자 기회를 잡아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가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기공이 이미 해외 투자 확대를 위해 쌓아 놓은 경쟁력도 정 본부장의 보폭을 해외로 넓히는 데 한몫하고 있다. 과기공은 지난해 말 글로벌 재간접 헤지펀드 투자를 위한 위탁 운용사(GP)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선정하고 올 초 600억원을 집행했다. 정 본부장은 "연내 300억원을 해외 헤지펀드에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과기공이 최근 몇 년간 지속해온 국내 사모투자전문회사(PEF)와 벤처캐피털(VC) 등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펀드(펀드 설립 후 투자 대상을 고르는 펀드)' 출자는 당분간 단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해외 PEF와 달리 국내 PEF의 업력이나 과거 실적 등으로 볼 때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어 PEF의 실력이 중요한 블라인드 펀드 출자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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