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스크린에서 유명 헐리우드 영화인 맨인블랙이 상영된다. 어찌된 영문인 지 대사는 나오지 않는다. 이 때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스스로 설정한 상황에 맞춰 영화 속 인물의 대사를 (원작과 관계 없이)각각의 생각에 따라 새롭게 말한다.”
올해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합숙면접을 연수원인 하나빌에서 실시한 하나은행의 면접 풍경이다.
경쟁률이 134대 1로 업계 최고를 기록한 하나은행은 처음으로 무성 영화에 대사를 더빙하는 전형을 합숙면접에 넣었다.
팀원과의 조화와 협력, 발상의 창의력 등을 두루 살펴보기 위해 그간 PT면접, 토론면접, 게임면접 등으로 정형화됐던 면접 방식에 변화를 줬다. 팀별로 대사를 완성해야 하는 영화 분량은 2분여. 지원자들은 “예상하지 못한 전형이라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생각보다 즐거웠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제대로 된 인재도 뽑고, 젊고 유연한 은행 이미지도 강조하기 위해 준비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면접관 담임제’도 올해 새롭게 시도됐다.
이 제도는 15명씩 이뤄진 면접 조당 두 명의 면접관을 둬 지원자들을 다면관찰하도록 한 것이다. 조별로 나뉘어 면접에 참여하는 일반적 방식에서 탈피해 합숙면접시 담임이 된 면접관이 모든 면접을 주관하고 평가하는 밀착 진행으로, 지원자들의 인성과 협동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도록 했다는 게 은행의 설명이다.
이런 전형을 거쳐 126명의 합격자를 낸 하나은행은 8주간의 연수 뒤 내년 1월말 배치하게 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마다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색다른 채용방식을 도입하는 추세”라며 “올해는 IBK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합숙면접을 실시했는데 앞으로 합숙면접을 전형에 포함하는 은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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