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점포 확대를 둘러싼 갈등은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초 외환은행은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점포 개설을 추진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점포 임대차 계약까지 체결해둔 상태였다. 그런데 연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점포 개설 계획이 꼬여버렸다.
하나금융은 올해 행정수도 이전을 겨냥해 외환은행이 당진지점으로 낙점했던 장소 인근에 세종특별자치시지점 개설을 진행하던 참이었다. 당시 하나금융 측에서는 "영업지역이 좁은 지방에 똑같은 그룹사에서 지점을 2개나 보유하고 있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외환의 당진지점 개설을 무산시켰다.
결국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세종첫마을지점을 오픈한 반면 외환은행은 당초 계획보다 1년이나 늦춰진 시점에서 당진지점을 열게 된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 전에 영업망을 갖춰놓으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물론 영업권역도 기업체나 관공서가 밀집해 있는 구도심에서 이제 막 조성 단계에 접어든 신시가지로 바뀌었다.
이를 바라보는 외환 측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외환 노조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의 점포 확대 계획을 억제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면서 하나ㆍ외환은행 중복 점포는 당분간 유지하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곳을 폐쇄하기로 한 바 있다"면서도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해도 모자랄 판에 외환은행의 점포 증설이 사실상 제한 받고 있어 불만이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 외환은행은 올해 대구 칠곡, 남양주 별내 등을 비롯해 전국에 9개의 지점을 신규로 개설했지만 그 사이 통폐합 작업을 거친 영업점 숫자도 9개에 달했다. 이 때문에 외환은행의 전체 영업점 숫자는 12월 현재 356곳으로 지난해 말과 똑같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전국에서 4개의 점포를 신설, 전체 점포 수가 651개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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