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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Watch] 크라우드펀딩 창업 달아오른다

돈 걱정 말고 아이디어만 갖고 오세요

내년 1월 관련법 시행 앞두고 스타트업 등 벌써부터 열기




지난 2000년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문을 열었던 영철버거. 학생들은 천원짜리 한 장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었고 이영철 대표는 매년 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며 학생들과 끈끈한 유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먹거리 고급화 추세에 따른 매출 감소로 지난 여름 문을 닫았다. 영철버거 폐업에 안타까워하던 고려대 경제학과 재학생인 이승주(22)씨가 최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를 통해 '영철버거, 비긴 어게인(Begin Again)'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고려대 학생들과 영철버거를 사랑한 1,600여명이 자발적으로 후원에 나섰고 목표금액 2,000만원을 훌쩍 넘어 4,700만원이 모였다. 아직 모금 기간이 한달가량 남아 모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씨는 "예상 모금액을 훌쩍 넘어서는 추세에서 보듯이 펀딩에 참여했다는 경험 자체가 영철버거의 재기는 물론 프랜차이즈 난립 등으로 쇠퇴하는 지역공동체 정신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25일 크라우드펀딩법 본격 시행을 앞두고 크라우드펀딩 생태계가 벌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누구나 기발하고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만 가졌으면 자금을 모아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스타트업과 예술작가·사회활동가 등이 대거 몰리는 것이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크라우드펀딩 업체 가입자와 프로젝트 추이를 살펴본 결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인 오픈트레이드의 경우 올해에만도 1,300개의 스타트업이 추가 가입하는 등 모두 4,600여개의 스타트업이 크라우드펀딩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와디즈 역시 지난해 4·4분기 300여개 프로젝트가 이뤄진 데 이어 올 들어서도 벌써 900여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창업 초기 기업이나 예비창업자, 프로젝트 제안자 등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일반 대중들로부터 후원이나 투자를 받는 새로운 창업자금 조달 모델이다. 내년 1월 법안이 시행되면 기존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통로에서 소외됐던 업체들이 아이디어만 가지고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융자·투자 분야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공모(50인 이상) 방식의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이 가능해지면서 현재 사모 방식에 그쳤던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이 더욱 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 크라우드펀딩 창업 생태계가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일반 대중들도 기존의 기부나 후원·대출 형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분 투자를 통해 회사의 성장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고용기 한국크라우드펀딩기업협의회 회장(오픈트레이드 대표)은 "내년에 크라우드펀딩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스타트업들의 데뷔 무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며 "현재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제공업체들이 금융사와 지자체 등과 협력하고 있어 스타트업들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거치면 자금모집부터 창업공간, 인큐베이팅 서비스까지 한꺼번에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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