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자본시장 주도권 되찾자] <3·끝> 다가오는 아시아 금융패권

"홍콩·中시장 잡아야 글로벌 강자된다" 숨가쁜 선점경쟁<br>홍콩은 글로벌 증권사 亞거점<br>中은 미래 금융시장 중심 떠올라<br>대우·삼성·우리투자증권 등 빅5<br>현지법인 세워 시장공략 잇따라

글로벌 증권사들이 밀집해있는 홍콩의 랜드마크 국제파이낸스센터(IFC)가 홍콩 만을 굽어보며 우뚝 서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해 홍콩과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금융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시아입니다. 우선 아시아에서 먼저 확실한 기반을 닦은 후 세계를 향해 나가겠습니다."

지난해 초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회사의 장기 비전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국내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과감하게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임 사장은 이를 위한 첫 포석으로 홍콩법인 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흐른 지난해 11월 대우증권은 당초 1억원이었던 홍콩법인의 자본금을 2억원으로 늘렸다. 아시아 넘버원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임 사장의 해외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플레이어로 변신하기 위한 국내 증권사들의 도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증권사들은 자본금을 늘리고 리서치 등 전문인력을 확보해 몸집을 키우면서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금융패권을 향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해외법인ㆍ지점ㆍ사무소 등을 포함한 해외점포는 지난 2007년 말 51개에서 지난해 9월 말 93개로 증가했다. 불과 4년도 안 돼 금융투자회사의 해외거점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ㆍ싱가포르와 중국의 현지법인 수가 28개로 전체 해외 현지법인(59개)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증권사들의 아시아 거점인 홍콩과 미래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를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행보가 그만큼 바빠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홍콩을 거점으로 가장 활발한 해외 금융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 중 최대 규모인 150여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지난해 7월 중국 최대 증권사 시틱(CITIC)의 기업공개(IPO)에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함께 공동 주간사 자리를 꿰찼다.

대우증권 홍콩법인도 지난해 자본금을 2배로 확대한 데 이어 올해는 현재 26명인 인력을 두 배 가까이 늘려 IB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고 우리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홍콩 시장에 대한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기존 IB센터에서 브로커리지 업무로 방향을 바꿔 외국 채권 트레이딩 기능을 강화할 계획을 세워놓는 등 5개 국내 증권사들이 현지 법인을 세워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래의 글로벌 금융중심이 될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0년 한국투자증권이 자본금 300만달러의 투자자문사를 설립한 데 이어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도 투자자문시장에 합류했다. 또 미래에셋과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현지 운용사ㆍ증권사와 손잡고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시장에 대한 진출 거점으로 최근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시장이다. 이미 우리투자증권이 코린도증권ㆍ키움증권이 동서증권을 각각 인수했고 대우증권과 대신증권도 각각 지분투자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기술력 제공을 통해 간접 진출을 한 상태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현대증권 역시 각각 현지 운용사와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증권사들의 아시아 시장 공략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ㆍ삼성ㆍ우리투자ㆍ한국투자ㆍ현대증권 등 최근 대규모 증자를 통해 대형 IB로 전환한 빅5의 경우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에 대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빅5의 경우 증자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지만 아직까지는 이 돈을 굴릴 데가 마땅찮은 상태다. 토종 헤지펀드가 출범하면서 프라임브로커시장이 열렸지만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고 다른 IB시장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따라서 빅5는 증자로 확보된 자금을 우선 해외법인 경쟁력 강화에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실제로 대우증권은 증자 대금을 해외시장 공략에 최우선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다른 해외 증권사의 인수합병과 IB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입을 통해서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홍콩과 싱가포르의 IBㆍ헤지펀드 조직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며 해외 공략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임 사장도 "해외 거점의 독자적인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동남아ㆍ중앙아시아 등 이머징(신흥)시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해외사업 부문에서 성공신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해외시장 선점에도 실패할 뿐만 아니라 국내시장마저 해외 IB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공격적인 해외진출이 초기 비용부담과 적자 지속 등으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지 시장 인지도를 높이고 더 큰 사업기회를 포착할 수 있어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