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敗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패).' 전쟁 뿐만 아니다. 돈을 불리는 재테크도 그렇고, 안정된 삶을 위한 노후설계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을 모르고 나만 안다면, 한번 이기고 한번 진다. 상대방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면 백번을 싸워도 매번 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살이다. 재테크는 자신의 목표를 확인하는 작업에서 시작해서 행복한 노후생활을 마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결국 재테크는 행복한 노후설계도에 따라 밥 숟가락을 놓는 순간까지 부단한 관리와 관심이 필요하다. '내가 왜 돈을 벌어야 하는가'에 대한 목표가 분명한 사람은 '어떻게 돈을 불릴 것인가' 그리고 '어떤 금융기관에다 얼마만큼의 돈을 맡길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주위를 둘러보면 은행과 상호저축은행, 보험과 공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카드사와 할부사 등 다양한 간판의 금융기관이 눈에 띈다. 또 은행이라고 한 회사만 있는 게 아니다. 보험사는 수십 개나 된다. 거기다 각 회사들이 판매하는 상품을 따진다면 우리 앞에 놓여진 금융상품은 1,000여 가지가 넘는다. 여기에 각종 서비스까지 더하면 그 수는 부지기수로 늘어난다.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따져보는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금융회사 또는 금융상품을 선택하거나 이용할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체크 포인트는 있는 법. 비행기를 타고 밖을 구경하듯 큰 산과 바다만 훑어본다. 또 연령별로는 어떤 점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살펴보자. ◇돈은 모아라, 그러나 통장은 쪼개라= 재테크의 기본은 돈을 꽉 쥐고 놓지 않는 것. 저축을 무조건 늘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소비는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방법 중의 하나는 '통장 쪼개기'다. 첫번째 단계는 소비성 통장과 저축성 통장으로 나누는 일이다. 소비성 통장으로 월급이 들어오면 매달 저축금액을 저축성 통장으로 자동이체 시켜라. 통장 쪼개기에 관심이 많다면, 저축성 통장을 투자목적과 기간에 따라 나누면 된다. 6개월 이내 필요한 돈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초단기 금융상품통장에 넣어둬라. 은행 수시입출식예금(MMDA), 증권사 머니마켓펀드(MMF)ㆍCMA(종합자산계좌관리) 등이 있다. 보통예금 이자는 연0.1%. 단기금융상품은 연4.5% 수준이다. 다만 원금보장이 안 된다는 위험성이 있는 만큼 공신력이 있는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세자금ㆍ결혼자금 등 2년 이내에 필요한 목돈이라면 저축은행ㆍ신협ㆍ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 상품통장에 넣어두면 된다.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까지 예금보호를 받을 수 있다. 내집 마련, 학자금 등 10년을 바라봤다면 장기주택마련저축이나 주식형 적립식 펀드를 선택하면 된다. 장기주택마련저축 상품은 올 연말까지만 비과세ㆍ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서두르는 것이 좋다. 다만 7년 이상 가입해야 혜택이 있다. 노후자금 마련 등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라면 주식형 적립식 펀드가 가장 좋은 투자대상이다. 주식은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에 맡겨 10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손실 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연금저축 상품도 있다. 이자소득과 함께 소득공제나 비과세 혜택도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변액유니버셜상품은 자유납입과 중도인출,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직 무주택자라면 청약저축 하나 정도는 반드시 가입하는 것이 좋다. 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분양으로 새집을 마련하는데 꼭 필요하다. ◇은행을 멀리해라. 그러나 주거래 은행과 인터넷 뱅킹은 가까이 해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처럼, 다양한 금융상품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좋다. 은행에 돈을 두면 안전하지만, 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주거래 은행을 정해서 한 곳하고만 거래하는 것이 좋다. 예금(급여통장ㆍ모임통장 등), 공과금자동납부, 카드사용, 자동이체, 현금자동지급기 이용, 급여이체통장 거래 등으로 실적을 쌓아두면 신용대출 한도 상향, 대출금리 감면, 각종 수수료 감면 등 혜택이 많다. 인터넷 뱅킹도 자주 이용하는 것이 좋다. 0.2%포인트의 수신 및 대출 금리 혜택과 수수료 감면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요즘은 예ㆍ적금 신규, 자동이체나 공과금 자동납부, 대출신청, 환전, 해외송금, 각종 조회 등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인터넷으로 가능하다. ◇보험은 '구명조끼','로또'가 아니다= 보험은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인생살이에서 자신과 가족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다. 비행기나 배에 실린 '구멍조끼'처럼 만약을 대비해 준다. 한 달에 만원씩 투자해서, 사고가 나면 1억원을 받는 '로또'라고 생각해 5개부터 10개까지 가입하는 투기상품이 아니다. 우선 보험료는 수입의 10%를 넘어선 안 된다. '로또'로 가고 있다는 신호다. 꼭 필요한 상품인지, 누구에게 언제까지 필요한 상품인지 따져야 한다. 중복가입, 과다가입을 피하는 첩경이다. 보험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상품이다. 집안의 살림살이를 책임진 가장이 사고가 난 경우에 대비한 보험이 최우선이다. 또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때, 경제적 능력이 떨어졌을 때, 결국 나이가 많아질 때 보험이 더 필요하다. 보장기간은 종신 또는 평균수명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가능하다면 보험사 또는 보험상품을 비교해라. 보장목적에 따라, 보험사에 따라 보험료와 보험금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다면 발생 가능성이 높은 보험에서 모든 것을 보장해 주는 상품으로 보장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보장성 보험ㆍ상해보험은 기본으로 하고, 종신보험을 더하는 것이 좋다. 만약 종신보험이 내키지 않을 경우, 보장성 보험과 적립식 펀드로 나눠서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신중하게 가입하고, 절대 해약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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