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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신세계 열린다] 글로벌시장 무인차 시대 성큼… 법규 마련·기술개발 서둘러야

이통·포털·단말기사 참여 SW 협력체제 구축 시급


지난 2010년 10월 전세계 자동차 업계에 놀라운 소식이 하나 날아들었다. 구글이 세계 최초로 무인자동차 시험주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당시 구글은 14만 마일에 걸친 시험주행을 무사히 마쳤으며 향후 5년 내에 무인자동차 상용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무인자동차의 시험주행 성공보다 이를 비밀리에 진행해온 구글의 야심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무인자동차 시장은 어디까지나 자동차 업계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왔던 고정관념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구글은 기존에 시판되는 자동차를 개조해 무인자동차를 개발했다.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인터넷 시대의 공룡으로 부상한 구글이 소비재로 영역을 확장한 것은 커넥티드카의 미래를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예다.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총아로 불리는 커넥티드카는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융합산업이다. 커넥티드카의 핵심 요소인 안전성과 효율성ㆍ편의성은 IT 업계와 머리를 맞대지 않고서는 독자적으로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IT 기업도 자동차 제조사와 손을 잡지 않으면 주도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존 스턴맨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100년 남짓한 자동차 역사에서 자동차 제조사는 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데만 주력해왔다"며 "자동차 업체가 '교통 서비스 기업'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시장의 주도권을 내주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커넥티드카가 불러올 새로운 세상은 자동차 업계에 하나의 위기이자 기회라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오래 전부터 시장 진출을 준비해온 것에 비교하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미래 자동차의 또 다른 승부처인 연료전지차와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집중하느라 상대적으로 커넥티드카에 소홀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친환경 자동차와 커넥티드카는 하나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지금이라도 체계적인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정부의 법규 마련이다. 사람이 아닌 자동차가 주인공인 커넥티드카가 활성화되기 위한 제도적 환경이 우선돼야 기업의 기술 개발에도 자연스럽게 가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구글이 무인자동차 시험주행에 성공하자 아예 사람이 아닌 자동차에 운전면허증을 발급했다. 이어 텍사스ㆍ워싱턴ㆍ오리건ㆍ하와이 등 9개주는 무인자동차가 합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 법안 개정안까지 제출했다.

소프트웨어도 커넥티드카가 성공의 핵심 요소다. 커넥티드카 역시 넓은 의미에서 IT 기기인 만큼 다양한 상황에서 오류 없이 차량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향후 시장의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목표대로 향후 5년 내에 무인자동차 상용화에 성공하고 커넥티드카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은 물론 IT 산업 전반에 위기가 불어닥칠 수도 있다. 우리나라가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포털업체가 참여하는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문송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핵심 시장인 커넥티드카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에서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정부와 관련 기업이 협력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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