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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비 '가파른 상승세'

1분기 11.5%나 급증…국내소비는 0.85% 증가에 그쳐


해외에 나가 돈을 쓰는 속도가 너무 가팔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올 1ㆍ4분기 중 해외소비가 1년반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소비가 정체상태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소비의 왜곡된 ‘쏠림현상’이 고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가계의 해외소비는 전기와 비교해 11.5%나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지난 2004년 4ㆍ4분기에 전기 대비 22% 급증한 후 가장 큰 것이다. 가계의 국내소비는 전기 대비 0.85% 증가한 데 그쳐 지난해 4ㆍ4분기 1.1% 증가에 비해 오히려 둔화됐다. 국내소비 증가폭은 지난해 1ㆍ4분기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 증가액을 국내와 해외 소비의 비중으로 따져보면 1ㆍ4분기 가계소비 증가율 1.3% 중 3분의1이 넘는 0.5%가 해외소비 급증으로 인한 것이고 국내소비의 기여도는 0.8%에 그쳤다. 소비규모 전체로 따질 때 국내소비가 86조6,710억원으로 전체 가계소비의 95.7%에 달하고 해외소비는 3조9,345억원으로 4.3%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해외소비 증가가 얼마나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준다. 국내 서비스업에 대한 발전방안이 미적거리고 있는 가운데 소비증가가 이처럼 해외로만 치중되면서 ‘소비 왜곡→고용 창출능력 약화→국내소비 둔화 가속’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도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환율 때문에 해외소비가 유리한 상황”이라며 “여름 휴가철도 다가오기 때문에 그나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비여력이 해외 쪽으로 더 쏠릴까 걱정하고 있다”고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해외소비는 규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도 노력하겠지만 관련 업체도 노력하고 국민들도 사정을 감안해 소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언론이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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