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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해외주식에도 속성투자는 없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이사


피아노를 배우는 한 아이가 있었다. 피아노 레슨을 일주일에 한 번 받는데 선생님은 하루에 30분씩 연습하라고 숙제를 내줬다. 그런데 이 아이는 연습을 한 번도 하지 못하고 피아노 레슨을 받는 날이 내일로 와버렸다. 그래서 그동안 못한 6일 치의 피아노 연습량인 3시간을 연습하기로 마음먹고 밀린 연습을 했다. 이 아이의 피아노 실력은 매일 30분씩 연습한 것과 같을까. 대답은 아니오이다. 벼락치기·속성연습의 실질적 성과는 크게 떨어진다. 그건 우리의 뇌·몸은 투입시간만큼 그대로 다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체화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학습하고 이것을 정리해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경영학에서는 '시간압축의 비경제성(time compression diseconomies)'이라고 한다.

사실 '시간압축의 비경제성'은 학습과 관련된 대부분의 일에 거의 다 적용된다. 투자도 예외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귀동냥투자를 하는 것도 실전투자에서는 대가가 매섭다. 결국 투자도 본인이 공부하고 실제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유일한 왕도이다. 다만 재산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규모로 안전한 투자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여기서도 '시간압축의 비경제성'은 통한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세장도 경험해보고 강세장도 즐겨야 한다. 주식시장이 어려울 때는 채권이나 상품에, 국내가 어려울 때는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중요한 것은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만의 투자 노하우가 생기고 벼락치기 투자가 아닌 귀동냥투자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투자가 된다.

지금 한국 주식시장은 2012년 이후 30개월째 코스피가 300포인트 범위 내에서 맴돌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의 역동성이 크게 떨어졌다. 이미 한국투자자들은 이런 변화를 알아차린 듯하다. 이제 해외주식투자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해외주식투자에서도 '시간압축의 비경제성'은 유효하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안정적인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좋다. 미국이 유망해 보이면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SPY.US) 투자해보는 것도 좋다. 미국이 너무 많이 올라 불안하다면 지난해 턴어라운드한 유럽의 17개국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도(VGK.US)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생각한다면 전 세계 고배당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SDIV.US)도 좋다. 금리상승이 예상된다면 시니어론(BKLN.US)이나 채권인버스ETF(TBT·TMV 등)도 훌륭한 투자 대안이다. 문제는 해외주식을 누구나 투자하는 시절이 와서 그때 갑자기 벼락치기로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꾸준히 공부하고 실제로 투자하면서 실력을 쌓으면 좋은 투자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작은 규모로 시작을 해보자. 핵심은 꾸준히 하는 것이다. 해외주식시장에는 정말 다양한 기업과 ETF가 있다. 좁은 지수대에 갇힌 제한된 주식의 국내 주식시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작게라도 시작해보자. 속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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