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국내에 진출한 세빌스, 존스랑라살(JLL), CBRE,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등 4대 외국계 부동산컨설팅 회사들이 최근 들어 차별화된 4색 전략을 강화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이들 외국계 부동산컨설팅 회사들은 주로 오피스 시장을 주력으로 삼았으나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점차 성숙해지면서 물류·리테일·오피스·고급주택·호텔 등 각자가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특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RCA에 따르면 세빌스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오피스 트랜잭션(매입·매각 자문) 시장(3조7,393억원)에서 1조1,270억원 규모의 거래를 담당해 시장점유율 30.1%로 1위를 차지했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1위다. 세빌스는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총 71여건, 약 7조7,100억원 규모의 오피스빌딩 매입·매각 자문을 수행했다.
세빌스가 오피스 시장에서 절대 강자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JLL·CBRE·쿠시먼 등은 물류·리테일·고급주택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우선 CRBE는 외국계 부동산컨설팅 회사 중 물류 부문에 강점을 보이는 회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2004~2007년 4년 동안 CBRE의 국내 물류·공장 매매 및 임대차 대행 거래 건수는 단 6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CBRE의 물류 거래 건수는 20건으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CBRE의 한 관계자는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오피스 대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대체 부동산 투자처로 이동하는 추세며 그중 하나가 물류센터"라며 "온라인 쇼핑 급성장, 국내 제3자 물류센터(3PL)업 확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진행으로 물류창고에 대한 임대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에는 해외 투자자들은 물론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물류 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CBRE에서 진행하고 있는 물류센터 매각 자문도 4~5건 정도 된다.
JLL은 고급주택 분야를 눈여겨보고 있다. JLL은 지난해 8월 부동산중개법인을 설립하고 고급주택 임대관리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계 부동산컨설팅 업체가 별도의 부동산중개법인을 설립한 것은 JLL이 최초다.
이한국 JLL부동산중개유한회사 대표는 "고급 주거가 앞으로 2~3년 안에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요 테마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강남을 중심으로 고급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시먼은 리테일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부동산컨설팅 회사 중 가장 체계적인 리테일 보고서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테일 임대차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명동의 눈스퀘어와 엠플라자, 신림 포도몰이 쿠시먼의 작품이며 서울스퀘어 아케이드와 광화문 디타워의 임대 대행도 쿠시먼이 맡고 있다.
쿠시먼의 한 관계자는 "소비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하는데다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한국 리테일 시장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리테일업계의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리테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