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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금융기업의 부상] <4> 동남아 개발 도우미

선진 금융기법 도입… "은행산업 교과서 역할"

캄보디아 프놈펜에 자리잡은 신한크메르은행은 신도시 개발, 대형 프로젝트 투자 등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IB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도착하면 친근감이 든다. 프놈펜 국제공항에는 부산저축은행이 지분을 투자한 캄코(CAMCO)은행의 광고판이 보란 듯이 걸려 있다. 또 공항을 빠져나와 시내 중심가로 향하는 도로 옆에는 신한은행의 현지 법인인 신한크메르(Shinhan Khmer)은행의 광고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국내 은행들이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들 은행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전개하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 은행들의 진출을 돕고 있다.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걸음마 단계인 은행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외국 기업의 지분투자와 현지 법인 설립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캄보디아의 경우 신한은행과 부산저축은행이 오래 전에 진출,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인도네시아에는 국민은행이 진출해 은행산업 발전에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의 영업전략과 투자업무, 리스크 관리, 온라인 거래, 신용거래 기법은 동남아 국가들의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교과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될 정도다. ◇캄보디아 경제발전에 기여=신한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현지 법인인 신한크메르은행을 설립한 후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프놈펜 신도시 개발에 6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제공하는 등 캄보디아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비롯한 대형 개발사업에 참여 중이다. 신한크메르은행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 아래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베트남 국영은행인 베트콤은행과 합작 설립한 신한비나은행의 호찌민 본점과 하노이 지점 등을 연결해 인도차이나 금융벨트를 구축한다는 ‘그랜드 디자인(Grand Design)’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신한크메르은행은 2008년에는 3,000만달러의 총자산과 100만달러의 순익을 예상하고 있으며 오는 2010년까지 총자산 규모를 1억달러, 순익규모를 600만달러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해 8월 서울신용정보, 피데스 투자자문, 한일건설, 한국시멘트 등과 공동으로 자본금 1,300만달러 규모의 캄코은행을 설립했다. 강무경 캄코은행 행장은 “현지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개인 부자들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 대기업 대출, 아파트 중도금 대출 등에 치중하고 있다”며 “다른 저축은행들도 캄보디아 은행산업 진출을 위해 시장조사를 진행할 정도로 캄보디아는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성장잠재력에 기대 걸어=베트남의 경우 70개 이상의 은행이 과잉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캄보디아는 그렇지 않다. 아직 은행 수가 17개로 많지 않은 편이다. 현지 은행이 14개, 외국 은행 지점은 3개다. 캄보디아의 소매금융 환경은 열악하다. 전체 인구 1,300만명 중 3.0%인 29만명가량이 은행과 거래하고 있을 뿐이다. 캄보디아 최대의 은행인 카나디안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3억7,100만달러 정도다. 이는 신한은행 행신지점의 자산(3,413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캄보디아 은행의 자산이나 이익규모는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잠재력은 아주 높은 편이다. 캄보디아 은행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 2003년에는 3.8%에 불과했지만 2004년 5.7%, 2005년 7.9%까지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2006년에는 14.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캄보디아 은행들의 순익도 2003년 854만달러에서 2004년 1,380만달러(62%)로 늘어났으며 2005년에는 2,390만달러(73%), 2006년에는 5,467만달러(129%) 등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인수=국내 은행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국민은행이 주도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해외 부실은행을 인수해 정상화한 것도 인도네시아에서다. 국민은행은 2003년 인도네시아 6위 은행이었던 BII(Bank International Indonesia)의 지분을 인수했다. 그 당시 BII는 경영부실로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받았다. 2001년에는 무수익여신(NPL) 비율이 60%를 웃돌았으며 적자규모가 4억달러를 넘을 정도로 부실은행의 대명사였다. 국민은행은 싱가포르 정부투자기관인 테마섹 등 해외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BII 지분을 인수했다. 국민은행은 14%의 지분을 확보했다. 부실은행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해 국민은행의 선진금융기법을 적용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민은행의 인수를 계기로 BII는 빠른 속도로 정상화됐다. 2006년 BII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49%로 2003년에 비해 2.59%포인트 증가했고 총자산이익률(ROA)도 1.44%로 2003년보다 0.68%포인트 늘어났다. 인도네시아 경제가 2003년 이후 연 1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함에 따라 주택자금대출 비중은 20%에서 47%로 증가했고 신용카드대출은 연평균 20% 늘어났다. 인도네시아 경제와 은행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미리 감지하고 과감하게 투자해 시장을 선점한 국민은행의 선택이 빛을 발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진출 성공을 계기로 동남아시아ㆍ중국ㆍ독립국가연합(CIS)을 아우르는 트라이앵글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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