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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눈물의 땡처리'

우유소비 줄며 재고 급증… 탈지분유 1kg당 1만3,000원→4,500원

中 수입기업 목록서도 국내업체 무더기 탈락하며 수출길 빨간불


우유 소비 감소로 분유 재고량이 급증하자 유가공업체들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싼 값에 탈지분유를 처분하고 있다. 이른바 '눈물의 분유 땡처리'다. ㎏당 1만3,000원을 웃돌던 국내산 탈지분유 가격은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한 실정이다.

10일 유가공업계에 따르면 '원유 소비 감소→분유 재고량 증가→보관 등 관리 비용 급증'의 악순환이 거듭되자 유가공업체들이 국내산 탈지분유 가격을 크게 낮춰 처분 중이다. 빵이나 유제품, 빙과류 등의 원재료인 탈지분유는 우유에서 지방분을 뺀 뒤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가루우유다. 통상 거래 가격이 1만3,000원(㎏당) 수준이나 재고 비용이라도 아끼려고 업체들이 제품 떨이에 나서면서 최근 수입 가격대인 4,500원선까지 떨어졌다.

한 유가공업계 관계자는 "유가공기업들이 탈지분유를 싼 값에 처분하는 이유는 비수기인 겨울 시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급증하는 분유 재고량에 따른 손실을 줄여보자는 절박한 심정에 시세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팔아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는 줄고 재고량은 넘치면서 해마다 늘던 탈지분유 수입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올 9월 탈지분유 수입량은 898t으로 작년 같은 시기(1,742t)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는 지난 2012년 3월(812t) 이후 최저치. 수입 탈지분유는 국내산보다 크게 낮은 가격을 앞세워 매월 1,000t 이상 유입됐다. 올 들어 8월까지 월평균 수입량만도 1,782t에 달한다.



문제는 업체들이 우유 소비 감소와 분유 재고량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흰 우유의 중국 수출 길마저 막혀 유가공업계는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 살균유(흰 우유) 수출은 중국 국가인증인가감독관리위원회(CNCA)가 발표한 수입 등록 기업 목록에서 국내 유가공기업 48곳이 무더기 탈락하면서 올 스톱됐다. CNCA 소속 실사단이 유제품 수출업체 등록 절차를 위해 국내 업체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지만 아직 날짜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또 다른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9월 말 필요한 서류를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전달했지만 여전히 실시단 방문 일자는 미정"이라며 "국내 수요라도 살려보자는 취지로 기획팩 등을 출시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A유가공업체의 경우 올 들어 10월까지 같은 가격에 용량을 늘린 기획팩 매출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40% 늘었고, B유가공업체는 15% 늘었다. C유가공업체도 대형마트 할인행사 물량을 지난해보다 150% 크게 늘렸지만 소비는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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