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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9월 8일] '선덕여왕'과 한류 킬러콘텐츠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오는 10월부터 일본에 방영된다. 최근 MBC에 따르면 후지TV는 10월29일 오후9시부터 자사 위성채널을 통해 매주 한 편씩 '선덕여왕'을 방송할 계획이다. 드라마 촬영을 마친 뒤 출연 배우들의 일본 프로모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선덕여왕'이 '대장금'을 잇는 한류 드라마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한류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가운데 나온 '선덕여왕'의 일본 방영은 한류를 재점화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흥미유발성 역사왜곡 자제를 우리나라는 드라마 분야에서 대단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드라마 시청자층은 이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광범위해졌고 영향력 또한 크다. 분야도 일상적인 내용을 넘어 각 장르별로 체계화돼가는 추세다. 특히 역사 분야에서도 탁월한 긴장감과 반전을 통해 한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인 드라마로 현재 방영되고 있는 '선덕여왕' 외에 '대장금' '허준' '주몽' 등은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제작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 같은 역사 드라마의 인기는 그간 어렵게만 느꼈던 역사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고 역사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극적 긴장감이나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게 되면 그릇된 역사관이 확립돼 문제가 된다. 이같이 왜곡된 사극을 청소년들이 보면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 제작자들은 신중하게 확인하고 연구해 재차 검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선덕여왕'에 제를 주관하는 제사장인 미실이 책력을 이용해 월식을 예견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재 통설적인 학설로는 고구려ㆍ백제ㆍ신라 삼국 모두 자체 천문관측이 가능했고 또 그 기록들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선덕여왕'에서 천문기록인 역서를 서역에서 들여왔다는 설정은 분명 허구이다. 동이족 제국들은 각기 일관(천문관측자)들이 있었고 그들이 국가의 길흉화복을 논한 기록들은 수없이 많다. 역사서에 나타난 기록으로는 삼국시대는 물론 이전의 부여ㆍ단군시대에도 천문관측과 월식ㆍ일식에 관한 기록들이 보인다. 특히 월식 때 지구 그림자가 달의 왼쪽부터 가리기 시작해야 하는데 오른쪽부터 가리기 시작한 장면도 드라마니까 넘어가줄 수 있지 초ㆍ중ㆍ고교생들에게는 어떻게 이해될지 궁금하다. 몇 년 전에 방영된 '주몽'에서도 철기 제조기술을 한나라에서 들여온 것처럼 왜곡했다. '선덕여왕'도 곧 일본전파를 탄다. 이는 외국에서도 왜곡된 우리 역사를 역사적 사실처럼 인식하게 될 위험을 안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손으로 우리 역사를 왜곡하게 되는 것이다. '대장금'처럼 한류 드라마로 만들어 국위를 선양해야 하는데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 한류를 지속ㆍ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이 같은 역사왜곡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역사적 고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적 한류위해 국가 지원 절실 최근 시들한 한류 재점화하기 위한 한류 킬러콘텐츠 탄생의 필요성과 함께 한류의 세계화가 거론되고 있는 것은 같은 맥락에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콘텐츠 산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흡하다. 드라마 제작사가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우물 안 개구리밖에 되지 않는다. 정부는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한류 킬러콘텐츠를 만들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줘야 한다. 최근 정부가 드라마 산업 진흥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드라마펀드를 조성하고 새로운 형식의 방송 콘텐츠를 발굴해 지원하겠다고 한 것은 아주 반가운 일이다. 결국 21세기는 소프트 경제시대인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협조와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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