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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저금리시대 대안 '해외펀드'
입력2005-03-27 17:45:11
수정
2005.03.27 17:45:11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
가계자산 구조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예금 중심의 금융자산이 투자상품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국내 금융권 총수신고는 89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조원이 증가했다. 이 기간 예금자산은 711조원으로 8조6,000억원이 감소한 반면 투자자산은 183조원으로 38조3,000억원이 늘어났다.
성급한 판단일지 모르지만 저금리 기조 정착에 따라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전이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선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진 투자대상에서 이러한 흐름을 느낄 수 있다.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의 시행 등으로 주식 및 채권형 펀드뿐 아니라 부동산펀드, 경매펀드, 선박펀드, 1차산품(금, 원유)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펀드가 등장했다. 특히 선진국이나 이머징마켓으로까지 투자범위를 확대한 해외투자 펀드도 선보이고 있다.
투자대상의 다양화는 선택의 확대뿐만 아니라 위험분산의 기능까지 제공,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이제 시각을 해외로 넓혀볼 필요가 있다. 해외투자 펀드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일반화한 상품이다. 따라서 우리도 고성장 시대가 종료된 국내시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해외 고성장 시장이나 섹터 혹은 기업을 찾을 필요가 있다. 실제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며 전세계를 배회하고 있는 엄청난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30년간 국제자본은 다음과 같은 대형 재료들의 동선을 따라 이동했다. 지난 70년대에는 금ㆍ석유ㆍ천연가스ㆍ외환, 80년대에는 일본 증시, 85~97년에는 신흥시장, 그리고 90년대에는 미국 나스닥시장 등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오일쇼크로 전세계적 불황이 들이닥쳤던 80년대 초반은 아시아 국가들에도 매우 힘든 시기였다. 그러나 80년대 중반부터 90년 초반까지의 붐 시기에 아시아의 수출은 연평균 25% 이상 급증했다. 증시도 과거 억눌렸던 시세가 분출하며 10~20배의 상승세를 시현했다.
당시 해외투자 펀드를 운용한 외국인들은 동남아시아에서 성장의 과실을 향유했다. 89~90년에 대만 증시는 3배나 상승했다. 87년까지 미동도 하지 않던 인도네시아 증시는 90년까지 불과 3년 만에 6배 이상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89년 말 이전 최고치였던 2만6,000포인트를 훨씬 넘어선 3만8,000포인트까지 상승했다.
90년대 후반에는 IT 혁명으로 나스닥 기술주로의 자금유입이 폭증했다. 미국 기술주 펀드의 경우 97년 1주일 평균 10억달러 미만이던 자금순유입액이 99년에는 3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국제자금은 수익률을 찾아서 항상 이동해왔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고려해볼 만한 글로벌 투자지역은 미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 유럽 및 일본 등의 선진국 주식시장, 그리고 이머징마켓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중에서 이머징마켓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동남아시아ㆍ동유럽ㆍ라틴아메리카 등으로 분류되는 이머징마켓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금들이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ㆍ대만ㆍ인도네시아ㆍ인도ㆍ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이머징마켓을 주도하며 각광받는 투자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04년 글로벌경제의 성장률을 4.7%로 추정하고 있으나 아시아 지역(일본 제외)은 7.1%로 잡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9.3%와 6.4%의 성장세로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해외펀드 투자시 투자지역 선정에 대한 고민과 함께 환율 리스크도 적지않은 애로사항이었다. 지난해 달러화의 급격한 약세로 해외펀드 투자자의 경우 펀드 자체의 수익은 얻었으나 환율에서 발생한 손실로 오히려 손해를 본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선보이는 해외투자 펀드는 이러한 환율 리스크를 선물환 계약을 통해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선물환 계약이란 일정기간 뒤 자국화폐와 타국화폐간 교환비율을 현 시점에서 미리 정해둬서 환변동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다.
해외투자 펀드는 이러한 금융환경의 변화와 가계의 투자욕구에 부합하는 적절한 투자수단으로 자리잡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외투자 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전문가와 투자지역과 시기를 상의할 필요가 있으며 자신의 금융자산을 분산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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