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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해외 생산기반을 확충해 글로벌 자동차 강판 시장 점유율 강화에 나선다.
전체적인 철강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강판 시장을 집중 공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포스코의 작년 전체 철강제품 판매량은 3,392만9,000톤으로 2012년의 3,504만8,000톤에 비해 3.2% 줄었지만, 자동차 강판 판매량은 797만톤으로 전년 736만톤 보다 8.3% 증가했다.
포스코는 앞으로 자동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어 포스코 인도 법인에 2,000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 강판 공장의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 인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마하라슈트라에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했고 지난 6월에는 연산 180만톤 규모의 냉연강판 생산라인을 완공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강판 시장인 중국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포스코는 수출 140만톤, 광동성 현지 생산 45만톤을 합쳐 총 185만톤의 자동차용 강판을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의 중국 자동차 강판 시장점유율은 약 10% 정도. 포스코는 앞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강태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지난 7월 충칭강철과 냉연강판 조인트벤처 설립에 대한 논의를 했다"며 "국내 철강회사들 중 중국의 자동차 강판 수요 확대에 가장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포스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동남아 최대 자동차 시장인 태국에도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태국에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줄줄이 진출해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6월 태국 라용에 아연도금강판(CGL) 공장 건설을 시작해 오는 2016년 상반기에 연산 40만톤의 설비가 완공될 예정"이라며 "인도와 중국에 이어 아시아 시장에서의 자동차 강판 생산능력을 확장해 글로벌 철강사들과의 경쟁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기지로 성장하고 있는 남동부 지역과 가까운 멕시코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초 멕시코 현지법인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CGL 생산설비를 도입했다. 이로써 멕시코 현지법인의 CGL 생산 규모는 연산 90만톤으로 증가했다.
강 연구원은 "포스코는 현재 약 800만톤의 자동차용 강판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잠재력이 큰 중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전체 자동차 강판 판매 중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75%에서 오는 2016년에는 78%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7월11일부터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에서는 대표적인 고수익 제품인 API강재를 생샌한다. API강재는 유정관과 자동차강판 등에 사용되는 강재다.
포스코는 생산시설 확충과 함께 철강업 본연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솔루션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솔루션마케팅은 하드웨어인 강재와 소프트웨어인 이용 기술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 고객에게 교육하고 사용하도록 해 궁극적으로 고객의 가치를 혁신하는 게 목표다. 통상적으로 산업 및 시장의 분석, 솔루션 개발 및 관리, 솔루션 출시 및 홍보, 판매 가속화 지원, 고객 관계 관리강화 등 5단계로 진행된다.
권오준(64·사진) 포스코 회장은 "산업별로 고객의 요구를 선도할 수 있는 강재와 이용기술을 동시에 제공해 고객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자동차 강판의 경우 경량화를 위해 고강도화가 필요하지만, 고강도강은 성형성이 떨어지는 딜레마가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에 단순히 고강도강을 공급하는 것만이 아니라 부품 성형에 쓸 성형기술, 용접기술 등도 함께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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