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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訪美평가 ‘뒤바뀐 與野’

노무현 대통령이 방미 외교에서 보여준 대북ㆍ대비관의 급격한 선회에 대해 여야가 서로 뒤바뀐 평가를 내렸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대북 포용정책의 후퇴”, “굴욕적 외교”라며 신랄한 비판을 가한 반면, 오히려 한나라당은 이를 “국정 발목잡기”라고 비난하며 노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한나라당은 18일 “실리외교로 많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후한 점수를 줬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신뢰를 심고 퍼주기식 대북정책의 변화를 예고한 노 대통령의 행보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대선과정에서 이회창 후보가 강조했던 대북 정책의 골격을 노 대통령이 수용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당권 경쟁에 나선 김덕룡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회창 후보가 방미한 게 아니냐는 착각이 들었을 정도로 노 대통령은 (미국에서) 놀라운 변신을 했다”면서 “이번 방미를 계기로 한미 동맹관계를 회복, 미국발(發) 위기가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집권여당 의원들이 무슨 추태냐”며 도리어 노 대통령을 엄호했다. 박종희 대변인은 “민주당 일부에서 노 대통령의 방미활동을 극한 표현으로 험구하는 것은 정말 볼썽 사납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말 바꾸기 전력`을 들어 평가를 유보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덕룡 의원은 “노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포기한 것인지, 일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변신한 것에 불과한지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하고, 그 동안 자신의 언행으로 빚어진 혼란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형규 의원도 “과연 노 대통령의 대미관이 본질적으로 달라졌는지, 임시변통으로 겉만 달라졌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쪽의 반응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사뭇 달랐다. 문석호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원칙을 확인하고 한미 동맹관계를 굳건히 하는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했던 동교동계와 개혁 성향의 일부 의원들은 “남북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던 대북 포용정책에 상당한 후퇴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김영환 의원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제재 또는 전쟁을 통한 해결의 길을 열어놓았기 때문에 참으로 놀랍고 두렵다”면서 “참여정부가 국민의 정부 대북정책을 얼마나 계승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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