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은 설 연휴 이후 짧은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글로벌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악화 때문에 주가의 고점과 저점이 낮아지는 하향 채널을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설 연휴 이후 주식시장의 단기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우선 설 연휴 기간 동안 미국증시는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과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하방 경직성을 나타냈다. 미국증시의 추가 하락세가 진정됐다는 점은 외국인의 매도 강도를 약화시켜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미국 경기선행지수와 주택판매 등 일부 경제지표들도 전월보다 개선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무엇보다도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2차 금융위기 발생을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구제금융 방안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오는 2월 중순 중 8,25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이 미국 의회를 통과할 예정이어서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심리도 주식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번째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진 4ㆍ4분기 경제성장률과 주요 기업 어닝쇼크 등 설 연휴 직전에 쏟아진 악재들로 코스피지수는 1,100선 지지에 실패했다. 제반 악재들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1,100선 붕괴는 저가 매수세의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 춘제 효과에 대한 기대심리로 일부 상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춘제 이후 계절적 수요 증가로 상품가격이 오르게 되면 경기회복의 기대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급 측면에서 주식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들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연기금의 저가 매수세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주식비중을 지난해 말 14%에서 17%로 확대할 계획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말 수준(1,124.47포인트)보다 낮아질 경우 연기금은 목표 주식비중을 낮추기 위해 매수 강도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설 연휴 이후 주식시장은 추가 하락보다는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며 짧은 반등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저점을 통과했다는 인식보다는 상당 기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주식시장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10월에는 금융위기로 인한 금융시스템의 붕괴 우려가 주가 패닉 상태를 가져왔지만 현재로서는 주가 급락이 재연될 가능성은 적다. 금융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구제금융 자금을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 및 기업실적 악화라는 시장 악재들도 정도의 차이일 뿐 시장 참여자들에게 이미 노출돼 있다. 경기 저점 통과 및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기 전까지 주식시장은 점진적인 하향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전망이 양호하고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은 화학ㆍ제약ㆍ인터넷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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