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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탐방] 부직포조합

「부직포」라는 단어를 들으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다. 평상시에 거의 들어보지 못한 생소함 때문. 그러나 부직포는 우리가 모르는새 일상생활 깊숙히 침투해 있다. 휴지나 아기들의 기저귀커버, 여성들이 사용하는 생리대커버는 어김없이 부직포다.부직포(不織布)는 말 그대로 「짜지 않은 원단」이다. 흔히 입는 옷의 원단은 원재료를 실로 만든 후 짜서 생산한다. 부직포는 실로 만드는 공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원재료를 물리적·화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원단모양으로 만든제품이다. 즉 천연·화학·유리·금속 등 각종 섬유를 특성에 따라 엉키게 하여 시트모양으로 만든것. 엉키게 하는 기술에 따라 니들펀칭 서멀본딩 케미칼본딩법 등으로 제조법이 바뀐다. 용도는 산업자재·토목용 건축자재에서부터 농업용 원예자재, 생활용품, 의료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국부직포공업협동조합(이사장 구평길·具平吉)은 지난 81년 설립됐다. 다른 조합보다 뒤늦게 출범한 후발조합인 셈. 회원사 52개, 조합직원수도 모두 5명인 소규모조합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액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기는 타조합과 마찬가지지만 부직포산업은 새로운 생산방식이 도입되고 응용분야가 확대될 여지가 많기 때문에 흔히 성장산업으로 분류된다. 국내 부직포산업은 연간 생산량 12만톤 규모로 아시아지역에서 일본·중국 다음의 생산국으로 발돋움했다. 국내경기 침체로 지금은 위축된 상태지만 지난해까지 해마다 300억원 이상이 투자될만큼 업계의 투자열의도 높았다. 이러한 높은 투자열기는 시장전망을 낙관했기 때문. 실제로 세계 부직포시장은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국내사정과는 달리 연 7~8%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높은 투자열기는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업계의 과당경쟁을 초래했고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다. 구평길(具平吉)부직포조합이사장은 『올들어 내수판매가 40%이상 줄어들면서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5~30%가량 떨어질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현재 수출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와 관급공사 납품을 하고 있는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한마디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직포조합은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구매·판매, 시장조사 자료집 등을 통해 조합의 공동이익증진을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태. 워낙 경기가 나빠 매출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具이사장은 『현재 회원사가 52개사로 최근 몇년동안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조합가입률은 오히려 늘어날 정도로 전체부도율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즉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의 부도율이 워낙 높은탓에 조직화율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연구개발투자가 꾸준히 이뤄져야 제품의 부가가치도 높이고 응용분야도 넓어질텐데 운전자금마저 달리는 현실에서 대부분의 업체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업계를 이끌던 몇몇업체는 투자가 화근이 돼 부도를 내거나 부도에 몰리기도 했다. 부직포업계의 딜레마다.(02)365-2332【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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