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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사전공작이 필요했다

제4보(50~60)


이세돌이 50으로 옹졸하게 지키자 구리는 갈등이 생겼다. 세계선수권을 3회나 차지한 강자가 왜 이렇게 옹졸한 수를 두었을까. 생각에 잠겼던 구리는 51로 손을 돌렸다. “왜 포기한 걸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윤준상이 한참 수읽기를 하더니 삶의 수순을 찾아내 보여주었다. 참고도1의 흑1 이하 13까지가 그것이었다. 이세돌은 구리의 흑51을 별로 나무라지 않았다. 이런 방식도 얼마든지 가능해 보인다는 것. 다만 그는 구리의 53을 이상한 수라고 단정적으로 지적했다. “구리의 감각이 아직은 아니올시다였어. 백이 쳐들어가기 편하게 해주었으니까.” 흑53으로는 가에 두는 것이 고수의 감각이라는 것이 이세돌의 얘기였다. 계속해서 흑57도 이세돌의 비판을 받았다. “아마추어의 감각이야. 고수라면 뭔가 사전공작을 궁리했어야지.” 흑57로는 참고도2의 흑1로 먼저 응수를 물어야 했다. 백은 2 이하 10으로 응수하는 정도인데 그때 흑11로 씌웠으면 백이 아주 거북했을 것이다. 사이버오로의 해설은 안달훈이 맡고 있었다. 언제나 그러하듯 서봉수 9단과 루이 9단이 해설실에 들러 배석해 있었다. 루이의 남편 장주주 9단도 물론 동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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