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청년실업과 일자리 창출
입력2004-01-18 00:00:00
수정
2004.01.18 00:00:00
최근 실업문제가 또다시 커다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의하면 실업률이 전월보다 상승했다는 소식이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심각한 지경이다.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평균 실업률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큰 고통을 느끼겠지만, 특히 가족과 주변의 기대를 안고 대학의 문을 나섰지만 정작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실업자의 위축된 모습은 그야말로 안쓰러울 따름이다.
이처럼 심각해진 청년실업의 증가 원인을 공급 측면에서 살펴보면, 대학설립이 늘어나고 대학진학률이 증가하면서 대졸 청년인력의 공급이 크게 증가한 데 기인한다. 이에 반해 대졸 인력의 질적 수준은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공계 졸업생의 취업률이 50∼60% 수준에 불과하나 산업현장에서는 필요한 기술인력이 부족한 실정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산업현장의 수요 측면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 역시 청년실업률을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아직까지 보수와 근무환경이 취약해 버젓한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그동안 경제성장을 통한 근원적 일자리 창출 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도 크다. 제조업 등의 고용흡수력이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고용창출을 위한 경제ㆍ산업정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또 학교교육과 산업수요의 괴리, 인력수급 전망과 고용정보 통합 및 특화, 청년고용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취약했다. 당면한 청년실업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일자리 제공이 소규모 공공근로에 한정되는 등 공공 부문의 주도적 역할도 미흡했다. 점점 인력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문화ㆍ지식정보 분야에 대한 일자리 제공 및 창출도 부족했으며, 중소기업의 근로환경 개선을 통한 청년 구직자 유인책 역시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이고, 가장 효과적인 소득분배 방안"이라면서 일자리 창출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맞춰 정부는 올해 예산과 기금을 투입해 약 14만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공공 부문에서 일자리를 지난해보다 약 8만개 이상 추가로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다행스러운 정책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정부는 청년실업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정부적인 종합대책을 제시해 청년층에게 비전을 제시해나가야 할 것이다. 청년실업은 경제성장 둔화와 인력수급의 미스매치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이다. 청년실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을 확충해 새로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산학협력을 강화해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을 육성해나가야 한다. 학교에서부터 직장까지 원활히 이행할 수 있는 시스템과 노동시장 인프라를 완비하는 중장기 대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 실업대책도 동시적으로 적극 강구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민간 부문의 고용창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직업훈련과 취업알선 기능을 활성화하고 인턴제 등 다양한 직장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재정규모와 여건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공무원과 공기업 등 공공 부문에서 채용을 확대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한편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확대되는 산업구조로 재편되는 점을 감안, 서비스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직 선진국에 비해 지식ㆍ문화, 기타 서비스산업의 발전 정도는 많이 뒤떨어져 있다. 이러한 새로운 서비스 분야에 좀더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기업보다는 고용효과가 큰 중소기업이 지금보다 더 큰 몫을 하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도 중소기업은 인력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바른 정책구사의 여부에 따라 많은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경제에 상당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문화콘텐츠ㆍ정보기술(IT) 업종은 중소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식ㆍ문화산업의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학교가 기업수요에 맞는 인력공급체계를 갖추도록 하는 교육개혁도 긴요한 과제이며 지방자치단체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는 풍토가 확립돼야 할 것이다.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단기적으로는 공공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민간 부문의 고용창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때 이 어려운 과제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세균<열린우리당 의원·정책위의장> >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