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10.36% 내려간 1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가 14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0년 8월 27일(종가 13만8,000) 이후 처음이다. 이 종목 주가가 10%대의 낙폭을 보인 것도 2011년 8월 19일(-10.98%) 이후 처음이다.
엔저 심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판매량까지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거센 매도세를 보임에 따라 현대차는 15만원선을 거쳐 14만원선까지 미끄러졌다.
이날 외국인은 1,486억원어치를, 기관이 802억원어치의 현대차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기관 쪽에서는 연기금의 매도세가 강한 것이 눈에 띄었다.
주가가 급락하며 현대차의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3조5,000억원가량 증발했다.
현대차 주가가 최근 미끄럼틀을 타며 지난달 27일부터 시가총액 2위 자리에서도 내려온 상태다.
이날 현대차 시총은 30조5,083억원까지 줄어들며 2위 SK하이닉스(37조2,737억원)와 6조7,654억원가량 격차가 벌어졌다.
심지어 시총 4위인 한국전력(29조4,340억원)과 1조원가량밖에 차이가 안 나 3위 자리도 위태롭다.
현대차뿐 아니라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등 자동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현대모비스는 전날보다 8.47% 하락한 20만원에 마감했다. 장중 19만7,500원(52주 신저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기아차는 4.12% 내린 4만5,400원에 장을 마쳤다.
부품주인 현대위아(-12.19%)도 크게 내리며 이날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저 심화가 지속되고 있어 자동차 업종의 시름이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일본 기업과 수출 경합도가 높아 엔저의 대표적 피해주로 꼽힌다.
이날 일본 엔화 가치는 한때 달러당 125엔대에 진입했는데, 엔화 가치가 125엔대까지 떨어지기는 2002년 12월 상순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은 890원대 초반으로 떨어지며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마저 부진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심리가 더 위축되는 모습이다.
전날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5만4,990대, 해외에서 33만4,309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8만9,299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4% 감소한 수치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5월 글로벌 출하량이 양사 합산 기준으로 전년에 견줘 5.7% 감소하는 등 부진했다”며 “엔저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자동차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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