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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불안한 경기 회복

한상완 <현대경제硏상무ㆍ경제학박사>

경기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온 소비가 회복세로 돌아설 조짐이 보인다. 특히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심리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간의 우려와는 달리 수출이 지난 1월에도 18.7%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경기회복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회복과 맞물려 상당한 상승작용도 예상된다. 이번 경기회복은 거의 5년에 가까운 사상 최장의 하강 국면 끝에 찾아온 회복세이다. 내수소비 기능 아직 회복안돼 특히 자칫하면 일본이나 남미형 복합불황으로의 추락이 우려되던 상황에서 선순환 구조로의 국면 전환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의미가 배가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회복조짐의 질적 측면을 감안하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우선, 국면의 안정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의 경기 국면은 상승추세로 전환된 것으로 판단되나 내적ㆍ외적인 충격이 발생할 경우 다시 하강 국면으로 추락할 수 있다. 경기가 안정적이기 위해서는 내수소비가 안전판 역할을 해줘야만 한다. 하지만 가계부채 구조조정과 실업문제 지속으로 인해 내수소비가 경기의 안전판 기능을 제대로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경기 국면이 환율ㆍ유가ㆍ지역정세 등 대외적인 요인이나 정부의 경제정책 변화와 같은 내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 취약한 구조일 수밖에 없다. 경기회복의 범위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 경기회복은 수출, 대기업, 중산층 이상이라는 분야와 계층에서 제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고통을 겪어온 내수, 중소기업, 서민층 이하까지 경기회복 국면이 확산되기에는 참으로 멀고 먼 이야기이다. 또한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최근의 추세를 감안할 경우 실업 및 청년실업 문제가 대폭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끝으로 경기확장 국면의 지속 가능성이다. 한국은 95년 이후 거의 10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98~2000년의 2년 동안 경기가 상승하기는 했으나 이는 외환위기 이후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 지난 10년간의 제자리걸음을 만회하고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신경제와 같이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성장동력이 한 차원 제고돼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최근 회복세가 펀더멘털 개선이나 성장동력 확충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는 찾아보기 어렵고 단순한 경기순환상의 추세적 전환 정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종합적으로 진단해보면 현 경기는 회복을 향한 작은 불씨가 일어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재차 트리플 딥 상태로 빠질 수도 있다. 또 이럴 경우 장기 복합불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어떠한 일이 있어도 현재의 우호적인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안정적인 확장 국면이 자리잡도록 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 정책 당국자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투자 살리고 성장동력 찾아야 첫째, 정부는 이미 발표한 경기회복 대책을 변함없이 일관되게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내야 한다. 둘째,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더라도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때까지 성급한 정책의 전환은 지양해야 한다. 지표상으로는 성장세가 견실해 보여도 내수ㆍ중소기업ㆍ서민층은 별 혜택을 보지 못하는 양극화 문제가 내재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차원의 성장동력을 찾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R&D를 지속하고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고취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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