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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국채 매입방법 '시각차'

정부 '직접인수' 한은 '발행후 시장매입' 회망<br>"CP·회사채 매입엔 가능성 있지만 논의 필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 정책 대부분이 한은이 준비하고 있는 컨틴전시 플랜으로, 특히 추경 관련 국채 매입 여부는 시장의 핵심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은은 국채의 직접 인수와 발행ㆍ유통시장에서의 단순 매입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추경예산이 편성되는 대로 즉시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CP와 회사채 매입의 경우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으나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한은의 국채 매입 여부. 정부가 추경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20조원 안팎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수밖에 없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소화하기가 어려워 한은이 떠안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이 이를 외면하면 이들 물량이 시중에 쏟아져 금리가 급등하는 등 패닉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한은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정부의 국채 매입 요청시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정부와 한은의 시각차가 감지된다. 정부는 한은이 국채 발행에 앞서 직접 인수해주기를 바라지만 한은은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며 국채 발행 뒤 시장에서 매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국채를 직접 인수하는 것은 사실상 정부에 재정자금을 대출해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취하지 않은 ‘금도’”라고 말했다. 즉 정부의 희망대로 짧은 기간에 대규모 재원을 시장금리보다 값싸게 조달할 수 있는 국채 인수보다는 발행 때마다 한은이 직접 참여해 사들이거나 금융기관에 낙찰된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단순 매입하는 방법 등이 우선 검토대상이라는 설명이다. CP나 회사채 매입건에 대해서도 한은은 재정부와 어느 정도 의견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윤 장관이 전날 “CP와 100대 수출기업의 B등급 회사채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한은은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 같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한은 관계자는 “CP 매입은 한은의 컨틴전시 플랜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당장 중앙은행이 나설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증권사에 대규모 유동성을 지원, 우회적으로 CP 매입에 나서 CP 금리가 크게 하락하는 등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마당에 굳이 한은이 전면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나 일본 중앙은행도 하지 않는 비우량등급 CP까지 사줄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회사채의 경우도 은행채처럼 한은의 공개시장조작 대상 증권에 조건을 걸어 포함시킬 수도 있지만 한은이 자금을 댄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본연의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 한은이 직접 회사채를 매입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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