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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세제·금리등 총동원 경기부양 '정책조합' 속도
입력2005-05-12 18:51:25
수정
2005.05.12 18:51:25
"이대론 올 4%성장 힘들어"…한박자 빨리 부양책 서둘러<br>적자재정 확대·추경도 예고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조합(policy mix) 편성이 속도를 내고 있다. 재정과 세제ㆍ금리 등 ‘트리오 정책’이 예상보다 한 박자 빠르게 등장하는 모습이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경기를 식히는 데 특효약인 금리인상을 포기하고 적자재정의 폭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와 여당 모두 아직은 쉬쉬하고 있지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예고된 수순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부양 왜 서두르나=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현 경기상황을 한층 어두운 톤으로 설명했다. 그는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그 충격이 2ㆍ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1ㆍ4분기 성장률이 3%에 미치지 못하고 상반기 전체로도 3%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연초 당국자들을 휘감던 낙관론은 사라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5% 성장은커녕 4%대도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이 나온다. 위앤화 절상이 임박해지고 미국경제의 성장률이 둔화하는 등 대외여건도 급속하게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부양책의 시행시기를 늦출 경우 불투명한 대외여건에 휩쓸려 제대로 된 정책조합을 쓰기가 힘들어진다”며 한 박자 빨리 부양책을 동원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재정ㆍ금리ㆍ세제 동시 등장=지난 11일 고위 당정협의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까지 재정적자를 확대하는 탄력적 재정정책을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현재의 GDP 대비 ±1% 수준으로는 위기상황인 내수를 떠받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에 배정된 5조7,000억원의 적자국채는 GDP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부양을 위해서는 탄력적으로 적자국채를 더 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부총리도 “국제통화기금(IMF)도 재정적자를 탄력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며 적자국채를 늘릴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당정은 차제에 추경 편성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당정회의에서 강봉균 수석부의장은 “BTL 집행규모가 올해 1조원 수준밖에 안된다니 커다란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이라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재정집행을 최대한 상반기로 앞당긴 후 하반기 5조~7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는 게 유력해 보인다.
금리정책도 경기 확장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박 총재는 “부동산 문제는 현 단계에서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입할 상태가 아니며 금리를 올린다면 경기회복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총리도 금통위의 콜금리 동결이 경기회복을 위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고유가 등 물가가 불안한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동결도 경기확정적 정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세제 부문도 보다 경기부양 쪽으로 쏠리고 있다. 부동산 부문은 투기방어를 위해 최대한 조이되 여타 부문은 풀어주는 양공법이 동원되고 있다. 자동차 등의 특별소비세 인하조치를 연장한 데 이어 기업투자 등 내수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감면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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