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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저 코먼 감독
입력2000-05-01 00:00:00
수정
2000.05.01 00:00:00
박연우 기자
미국 저예산 B급 영화의 대부 로저 코먼(75·사진)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페셜 첫째날(30일 0시10분) 「로저 코먼의 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 97년 제1회 부천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내한한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그의 이번 방문은 「나는 어떻게 할리우드에서 100편의 영화를 만들고 한푼도 잃지 않았는가」(지난 3월 열린책들 출간)의 자서전 출간 이후 방문이어서 전주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스탠포드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20세기폭스사에서 문서배달 사원으로 시작하여 얼마 되지 않아 스토리 분석가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지난 53년부터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여 할리우드의 가장 성공적인 독립영화 제작자로 명성을 쌓았다. 그는 제작 수완 못지않게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도 탁월하여 무명 시절의 프랜시스 코폴라, 마틴 스콜세지, 피터 보그다노비치, 잭 니콜슨을 가르치고, 기회를 주고 키워온 것만으로도 영화사에 「측량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현재 그는 단편소설을 각색한 작품 3편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고 있다.
다음은 지난 29일 전북대 문화관에서 가진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현재 영화계를 주름잡고 있는 감독, 배우들이 신인일 때 제작을 지원하거나 캐스팅한 것으로 안다. 그 선별기준은 무엇인가.
▲지난 50년대 감독생활을 시작하면서 연극을 같이 가르쳤다. 이때 밑에서 배운 학생들이 감독과 배우로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스럽게 그들과 같이 영화를 함께 하게 됐다.
-자서전에서도 밝혔듯이 빨리 찍는 제작자로 유명하다. 속성으로 찍으면 아무래도 작품완성도가 떨어질텐데, 제작과정서 감독만족 아니면 관객만족 어느쪽에 더 치중하는가, 그리고 최근 한국의 한 감독이 3시간만에 장편영화를 만들었다.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어떤가.
▲영화제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다. 제작에 들어가기 전 충분한 기획과 구성으로 영화를 찍어 촬영시간이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고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할 수 없다. 감독만족, 관객만족 둘다 중요치 않은 제작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3시간만에 장편 극영화를 찍었다는 그 감독에게 존경심을 표한다. 그러나 한정된 시간과 공간으로 자칫하면 연극적일 수 있다. 동시촬영 과정서의 조명이 미약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있어야 한다.
-자서전서 밝혔듯이 100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한편도 흥행에서 실패하지 않았던 비결은 무엇인가.
▲한편도 흥행에 실패하지 않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250여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그 중 몇 작품은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60년대 미국 남부 백인과 흑인간의 인종차별을 소재로 만든 영화「인 트루」는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크게 흥행할 것이라고 했지만 참패를 면치 못했다. 어디에선가 영화에 대한 구성이 변질됐거나, 민감한 현실문제는 영화에서 보지 않으려는 관객들의 취향이 있기 때문이다. 제목은 책 발행자가 만들었을뿐이다.
-독립영화의 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고, 제한없는 제작비지원자가 나서면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
▲사회비판이나 다른 문제점에 대해 도전하는 실험성에 있다. 재정이 적어 흥행하지 못하더라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외부압력이나 간섭에서 벗어나 자유스럽게 영화를 만들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1억달러가 주어진다면 5,000만달러로 한편, 1,000만달러로 5편을 만들 것이다. 5,000만달러 작품은 작품 구성 효과를 높여주는 특수제작기법이 사용될 것이다. 단순히 특수효과에만 의존하는 작품은 만들지 않는다.
박연우기자YWPARK@SED.CO.KR
입력시간 2000/05/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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