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허리 격인 중산층의 가계수지가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가계수지의 동태적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가계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중산층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도 가계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데서 이듬해 적자로 돌아선 가구 중 중산층 비중은 지난 2012년 현재 42.2%로 전년도에 39.7%에서 증가했다. 이는 2004년(47.1%) 이후 최고치다. 벌어들인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은 중산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또 전년도에 이어 가계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가계 중 중산층의 비중은 2012년 48%로 전년에 비해 0.9%포인트 줄었다. 이 수치는 2001년까지만해도 57.4%에 달했다.
김민정 현대연 연구위원은 "특히 중산층은 2000년대 초반 카드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가계수지가 크게 악화하는 등 위기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가계수지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가구 중 중산층 비중은 2002년 37.7%에서 2003년 44.7%, 2004년 47.1%까지 확대됐다. 또 2008년에도 31%에 불과했던 가계수지 적자 전환 중산층이 2009년 38%, 2010년 41.5%로 불어났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향후 중산층 가계수지도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김 연구위원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근로소득 확대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중산층의 적자전환을 방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주거·의료·교육·식료품비에 대한 부담도 완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 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중산층의 교육비 소득공제를 확대하고 공교육 강화로 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주거비 지원 대상 기준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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