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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권 만남, 오랜만이네.’ 나란히 부진에서 탈출한 태극낭자군의 ‘영원한 원투펀치’ 박세리(29ㆍCJ)와 김미현(29ㆍKTF)이 모처럼 우승 길목에서 만났다. 1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메도우스GC(파71ㆍ6,408야드)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제이미파오웬스 코닝클래식(총상금 120만달러) 3라운드. 김미현은 폭우로 순연됐던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르느라 일몰로 중단된 이날 17번홀까지 4타를 줄여 중간합계 12언더파로 나탈리 걸비스, 라일리 랜킨(이상 미국)과 함께 공동선두를 달렸다. 이 대회에서 2003년 포함, 4승이나 수확했던 박세리는 15번홀을 마칠 때까지 중간합계 11언더파를 기록하며 선두에 1타 뒤진 공동4위에 올랐다. LPGA투어 개척 1세대로 맹활약을 펼쳤으나 나란히 기나긴 슬럼프에 빠진 뒤 올 시즌 약속이나 한듯 재기에 성공한 김미현과 박세리는 이로써 최종일 시즌 2승 선점을 다투게 됐다. 서로의 부활을 제 일처럼 기뻐했던 이들이지만 우정을 잠시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2라운드를 공동선두로 마친 김미현은 3라운드 출발은 좋지 않았다. 곳곳이 질퍽해진 코스 탓에 고전하며 1, 2번홀 연속 보기에 이어 4번홀에서도 1타를 잃어 중하위권으로 밀려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7개의 버디를 솎아내는 뒷심으로 이틀째 순위표 맨윗줄을 지켰다. 5번홀(파4)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김미현은 9번홀(파4)에 이어 11, 12, 13번홀 줄버디, 그리고 다시 16, 17번홀 연속 버디를 집중시켰다. ‘우승텃밭’ 수복에 나선 박세리의 플레이도 갈수록 빛났다. 1ㆍ2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씩을 때렸던 그는 이날 15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쓸어담았다. 박세리가 최종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할 경우 미키 라이트(미국)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단 2명만 작성했던 LPGA 단일대회 최다승(5승)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우승 다툼을 함께 펼칠 걸비스와 랜킨은 아직 투어 대회 우승 경험이 없지만 만만치는 않은 상대다. 특히 곧잘 상위권에 입상하지만 126개 대회에서 1승도 올리지 못했던 걸비스는 ‘실력보다는 외모가 좋은 선수’라는 일부의 평가를 깨끗이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다. 투어 3년차인 랜킨은 지난해 SBS오픈 4위가 최고 성적. 한편 17번홀까지 11언더파로 박세리와 어깨를 나란히 한 폴라 크리머(미국), 14번홀까지 10언더파를 마크한 6위 조령아(22), 16번홀까지 치른 7위(9언더파) 임성아(22ㆍ농협한삼인) 등도 우승을 노린다. 소렌스탐은 15번홀까지 합계 8언더파를 쳐 공동8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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